과열된 ‘中 게임 정보탈취 논란’, 어설픈 번역투 도화선

중국산 게임 ‘카오스아카데미’ 약관 갈무리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사용자의 인가동의를 구할 필요없이 사용자의 관련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할 것입니다”

최근 게임 커뮤니티에서 중국산 게임의 개인정보 무단 탈취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 룽위안네트워크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 ‘카오스아카데미’의 이용약관 가운데 개인정보 수집 문구가 등장한다.

카오스아카데미의 약관을 법조계에 문의하자 “강제성이 있긴 하다”면서도 “동의를 구하게 돼 있어서 위법이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약관에선 ‘인가동의를 구할 필요없다’고 적시했으나, 실제로는 이용자가 약관에 동의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동의하지 않으면 게임 서비스를 즐길 수 없다. 타 게임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선 카오스아카데미의 이용약관을 두고 “자동번역을 돌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약관에 넣을만한 정제된 어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어설픈 번역투의 이용약관은 중국 굴지의 게임사 텐센트게임즈가 최근 출시한 ‘백야극광’에서도 관측된다.

백야극광 약관에선 “매우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원문의 약관 의미를 살리다 보니 어색하게 번역됐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 부분은 지적이 나오자 웹사이트에서 수정됐다.

게임 약관 속 ‘모든 것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라는 부분도 논란이 됐다. 백야극광 홍보대행사 측은 “특정 전제 조건에 한해 환불이 불가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환불이 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백야극광 관련 커뮤니티에선 약관을 두고 ‘불안하다’는 반응도 있고 ‘여타 게임에도 다 있는 약관’이라고 과열 양상을 지적하는 글도 보인다. 약관의 정확인 의미를 두고 이용자끼리 묻고 답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 같은 촌극이 빚어진 이유는 중국산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불거진 다소 충격적인 사건 영향이 적지 않다.

당시 중국 페이퍼게임즈는 ‘한복은 중국 것’이라는 현지 누리꾼의 주장을 받아들여 출시 일주일 만에 샤이닝니키의 국내 서비스 철수를 결정했다. 회사는 “중국 게임사로서 국가 존엄성을 수호한다”는 황당한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해 공분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