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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서브터미널에 휠소터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것인데, 택배기사의 작업 강도가 줄어들고 고객들 역시 좀 더 이른 시간에 택배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휠소터란 컨베이어에 흘러가는 택배 상자를 지정된 구역으로 밀어 지역별로 자동 분류하는 장비를 말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오는 9월까지 전국 178개 서브터미널에 휠소터 설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서브터미널은 최종 고객에게 배송할 택배 상품들이 모이는 곳으로, 택배기사들이 자신의 담당 구역 상품을 인수하는 장소를 말한다.
CJ대한통운은 전국 242곳에 서브터미널을 운영 중이지만 부지 상황, 설치 공간, 효율성 등을 고려해 178곳에 휠소터를 설치할 방침이다. 현재 인천 계양구 서운동 강서 서브터미널을 비롯한 156곳에 설치가 완료됐다.
회사 측은 휠소터의 도입으로 작업 강도가 완화되고 배송 방식이 다변화하는 등 택배 현장이 바뀌면서 택배기사의 작업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컨베이어 앞에 바짝 붙어 빠르게 움직이는 택배 상자를 육안으로 살펴보며 송장에 적힌 주소를 판별하고 손으로 직접 분류했다. 하지만 이제는 휠소터가 지역별로 자동 분류해 택배기사 앞까지 전달해주고, 택배기사는 자기 앞에 도착한 상품을 배송순서 및 노하우에 따라 차량에 적재만 하면 된다.
택배기사가 작업 시작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변화다.
과거 택배기사들은 상품을 인수하기 위해 아침 7시까지 전원 동시에 터미널로 향했지만 휠소터 설치 이후에는 동료들과 조를 편성해 일부만 일찍 도착해 자동 분류된 상품을 정리한다. 다수의 택배기사는 오전 9시, 10시부터 작업을 시작해도 된다.
택배기사의 배송 시간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택배 터미널 하차 작업이 모두 종료된 뒤 택배기사가 담당 구역 내 모든 상품을 실어야 배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 보니 물량이 많은 성수기에는 오후에 배송을 시작해 저녁 늦은 시간에 업무를 마치는 경우가 생겼다.
택배기사의 작업 패턴 변화는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강화로 이어진다.
고객들은 택배기사의 배송 출발이 약 3시간 정도 당겨지면서 3시간 빨리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과거보다 저녁 늦게 택배를 받는 경우가 줄어들고 오전부터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택배기사도 고객의 문의나 요청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고객 서비스 역시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향후 더 많은 택배기사가 자동분류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앞으로 늘어나는 택배 물동량 처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택배기사들의 배송 효율성 및 수입 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며 “휠소터 외에도 택배기사용 애플리케이션(앱,) 고객용 앱,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 등을 고도화해 택배기사들의 업무 편의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