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생이별, 65년만의 재회…89명의 이산가족, 서로 껴안고 통곡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文대통령 "상봉 확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 등록 2018-08-20 오후 7:35:24

    수정 2018-08-20 오후 7:35:24

[금강산 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65년만에 꿈에 그리던 가족들과 다시 만났다. 전쟁통에 생이별했던 이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통곡했다. 20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은 북측 가족 185명과 단체상봉을 가졌다.

이들은 2박 3일간 총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얼굴을 맞댈 기회를 갖는다.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북측 주최로 환영 만찬이 이어져 남북의 가족이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다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 이틀째인 21일에는 숙소에서 오전에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하고 곧이어 1시간 동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한다. 가족끼리만 오붓하게 식사를 하는 건 과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선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이산가족들은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작별상봉에 이어 단체 점심 식사를 하고 귀환한다. 이들에 이어 24일부터는 2박 3일 동안 북측 이산가족 83명과 남측의 가족이 금강산에서 같은 방식으로 상봉한다.

현재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5만6862명에 달한다. 2년 10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신청자 638명 중 1명꼴로만 상봉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특히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고령 등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달 31일 현재 7만5741명이다. 이번 상봉 행사에서도 가족들과 만남을 앞두고 올해 세상을 등진 가족들이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기적인 상봉 행사는 물론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화상상봉·상시상봉·서신교환·고향방문 등 상봉 확대방안을 실행해야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더욱 확대하고 속도를 내는 것은 남과 북이 해야 하는 인도적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적인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유관식(89) 할아버지가 북측의 딸 유연옥(67)과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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