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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로 이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앞서 국내외 경제기관들도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제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2.6%에서 0.3%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IMF는 미국의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가간 긴장이 증가하고 고물가 등 위험 요인이 계속돼 전 세계적으로 높은 경기 하방위험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부진에는 반도체 경기가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력산업인 반도체 부문은 대외 수요 둔화로 8월 가동률이 전월대비 12.2% 감소하고 재고는 3.8%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도 17.3%에서 -1.7%로 급감하면서 8월 광공업생산은 전월(1.5%)보다 낮은 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라 의존도가 높은 수출도 부진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월(6.6%)보다 낮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이 16%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대중 수출은 6.5% 감소하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내년에도 중국 경제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대중 수출이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강화로 대내외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고채 금리 10년물은 8월 3.19%에서 지난달 3.83%로 올랐다. 3년물 국고채 금리도 8월 3.69%에서 지난달 4.19%로 상승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 감소로 제조업 기업 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대내외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내년 선진국 경기 둔화 전망에 따라 우리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 “고강도 금융 긴축 영향과 중국의 저성장 회복 여부 등 중요 변수를 살펴보며 내년 경기 전망을 해야 하는데 여러 여건을 보면 올해보다 내년에 둔화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 봉쇄 조치와 미중관계 등 영향으로 내년 중국 성장률 회복 가능성이 낮아 한국의 대중수출이 좋아질 가능성도 많지 않다”면서 “주요국의 금리인상도 6개월 정도 뒤에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내년 상반기 세계경제가 크게 둔화하고 우리나라의 성장도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