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지자체가 서울 벚꽃 명소들을 통제하기 직전 상춘객들이 벚꽃을 보기 위해 곳곳으로 몰려들었다. 신규 확진자가 다시 500명대를 넘어선 가운데 방역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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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는 꽃구경을 나온 시민으로 북적였다. 앞서 송파구는 석촌호수에 인파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4월 1일부터 11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석촌호수를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시민들은 통제되기 전 급하게 벚꽃을 보기 위해 집 밖을 나섰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2시쯤 석촌호수를 찾은 50대 A씨는 “내일부터 못 온다고 해서 서둘러 꽃 보러 나왔다”며 “어제는 황사 때문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황사가 다 사라졌다고 하니 사람이 더 몰린 것 같다”며 인파를 바라봤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산책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곳곳에 놓여 있는 의자에 5인 이상의 인원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석촌호수 둘레를 걷는 이들로 북적여 시민들이 지나가지 못하고 서로 붙어 멈춰서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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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출입이 제한된 벚꽃길 인근에서 꽃구경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앞서 영등포구는 벚꽃 개화 기간인 다음달 1일부터 국회의사당 뒤편 여의서로 봄꽃길 1.7km를 전면 통제한다고 했다가, 감염 우려로 하루 앞당겨 31일부터 출입을 통제했다.
시민들은 봄이 온 걸 느끼기 위해 꽃구경에 나섰다고 했다. 이모(29)씨는 “꽃이 좋다기보다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생각해 매년 벚꽃을 보러 간다”며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나오지 못했는데 마스크를 잘 끼면 면역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춘객이 몰리며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506명으로, 또다시 500명 선을 넘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1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봄철 이동량이 많아지고, 비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집단감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능동적으로 방역수칙을 지켜주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