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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5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118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7년 1월 11일(1196.40원)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1188.00원까지 올랐다.
장중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하자 원·달러 환율도 따라 올랐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장 초반 달러당 6.86~6.87위안 수준에서 오르내리더니 장 마감께는 6.89위안대로 상승했다(위안화 가치 하락).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9~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이 빈손으로 끝나고 미국이 대(對)중국 관세까지 인상한 여파로 풀이된다. 제2의 미·중 무역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시장이 우려를 보낸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위안에 육박했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 가능성에 미국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온 이유다. 미·중 양국은 무역협상 당시 환율을 논의 주제로 상정했다. 실제 협상 기간 동안 달러·위안 환율이 급락하기도 했다.
시중의 환 외환딜러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달러·위안 환율을 끌어올렸고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9% 정도 올랐다(원화 가치 하락). 여타 신흥통화 대비 유독 절하 폭이 컸다.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 중국 위안화 가치가 0.5% 정도 하락한 데 그친 것과 비교해도 배보다 배꼽이 컸다. 대표적 신흥통화로 인식되는 호주 달러화, 싱가포르 달러화, 대만 달러화도 각각 0.3%, 0.3%, 0.4% 절하되는데 그쳤다.
유가증권시장도 타격을 받았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03포인트(-1.38%) 하락한 2079.01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13.82포인트(-1.91%) 내린 708.80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400억원 넘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9일 이후 3거래일째 매도세를 보인 것으로, 3일간 팔아치운 금액만 6673억원에 달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날 국내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위안 환율이 달러당 6.9위안 턱밑까지 상승하는 등 위험 기피 분위기가 강했다”며 “무역분쟁 이슈에 큰 영향을 받는 양상이라 향후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감을 잡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