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위주 상승 흐름 탈피…주변으로 눈돌릴 때
2일 마켓포인트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약 18.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0.9% 하락했다. 의약품 업종지수가 시장 대비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셀트리온 이전 상장이 큰 영향을 줬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가총액 3위 업체인 셀트리온이 지난 2월 9일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코스피 200 특례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 의약품 지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업종 랠리가 이어졌지만 지난달 8일 코스피 200 특례편입 이벤트가 끝나면서 업종 내에서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셀트리온 이벤트에 집중했던 투자자가 다른 신약 개발업체로 눈을 돌린 결과다. 차바이오텍과 네이처셀 이슈,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제약·바이오 업종 지수가 급락했다가 최근 다시 반등한 것도 이유가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보면 2016년 628건에서 지난해 658건으로 5% 증가했다”며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은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장기적으로 신약개발 가능성 있는 파이프라인이 늘어나는 시기”라고 분석했다.
옥석가리기 필요…R&D 비용 회계처리 관심
최근 제약과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적극적이라는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제약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예산 432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규모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벤처캐피탈의 신약개발 투자가 늘고 있다”며 “대내외 우호적인 소식이 이어짐에 따라 긍정적인 흐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옥석 가리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감사보고서 시즌을 맞아 만성적자 기업으로 인식되는 신약개발 업체에 대해 높은 R&D 비용 자산화 이슈가 불거졌다. 신약개발 상장사 가운데 기술특례로 상장한 업체로 이목이 쏠린 이유다. 기술특례 상장사는 일반 상장사의 관리종목 지정 요건과 다르다. 한국거래소는 일반 상장사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하지만 기술특례 상장사는 장기간 영업손실에 따른 요건은 적용받지 않고 상장한 지 3년이 지나도록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바이로메드 제넥신 코아스템 안트로젠 씨젠 등이 기술특례 상장사다. 반면 기술특례 적용을 받지 않는 차바이오텍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R&D 비용 자산화 이슈에 대해 관심이 커진 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