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출렁거리는 주가로 피해를 본 ‘개미’들의 눈물을 닦아 준 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었다. 이후 여의도 증권가와 금융가에선 이들을 ‘저승사자’로 불렀다.
지난 2013년 5월 설립부터 지난해 1월 폐지까지 7년 8개월 간 1000여 명에 달하는 금융·증권 범죄 사범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냈던 합수단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시절인 지난해 1월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전격 폐지됐다. 합수단장의 금품수수 등 비리 때문이라는 게 당시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정권비리와 연계된 민감한 사건들을 저지하기 위한 포석 아니었겠느냐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었다.
합수단 해체의 공백은 컸다. 라임· 옵티머스·신라젠 등 자본시장을 뒤흔든 거대 금융사기사건들이 활개를 치면서 결국 전담조직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됐다. 합수단이 이름을 바꿔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협력단)으로 1년 8개월 만에 부활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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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초대 단장, 회계사 출신에 ‘블루 벨트’ 인증 이목
협력단 초대 단장의 중책을 맡은 박성훈 단장은 검사 임관 전 회계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검사가 된 이후엔 회계 분석·자금 추적 분야 ‘공인전문검사 2급(블루 벨트)’을 획득해 금융·증권 범죄 수사에 전문성을 이미 인정받고 있다. 1972년생으로 광주 출신인 박 단장은 광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해 1995년부터 삼일회계법인과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에서 회계사로 일했다. 이후 일과 학업을 병행,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데 이어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31기로 수료한 후 검사로 전환했다.
검사가 된 이후엔 전공을 살려 금융·증권 범죄 수사에 주로 몸을 담았다. 지난 2012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을 거쳐 2014년 협력단 전신인 합수단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을 거쳐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을 역임해 현재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미래저축은행 등 각종 저축은행 비리는 물론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윤창열 굿모닝시티 회장 비리 사건 등이 그가 맡았던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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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좌장 이치현 부부장은 ‘칼잡이’…평검사 3명도 ‘엘리트’
그를 잘 아는 서초동의 A변호사는 “금융정보분석원 파견 경력도 있어 지재권 지식과 함께 금융·증권 범죄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며 “아주 강직한 스타일로 금융·증권가를 충분히 긴장시킬 만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평검사로 협력단에 배치된 최성겸·신승호·김진 검사는 직전에 모두 서울남부지검에 몸담고 있던 ‘엘리트 검사’로 꼽힌다.
경남 창녕 출신인 최 검사는 마산 창신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부산 출신인 신 검사는 대입검정고시 합격 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들은 나란히 제4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38기로 수료했다. 협력단 발령 전 최 검사는 금융조사1부, 신 검사는 금융조사2부에서 각각 근무해 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유일한 여검사인 김 검사는 이화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제49회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을 40기로 수료했다. 검사 재직중 2017년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고 2018년 국제형사재판소에서도 근무하는 등 검찰 내 국제통으로 꼽힌다. 협력단 발령 직전엔 서울남부지검 환경·보건범죄전담부에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