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고소한 전 여친에 앙심…‘흉기 인질극’ 벌인 20대 중형

法, 징역 17년 선고
“피해자로부터 용서 못 받아”
  • 등록 2024-05-23 오후 9:50:29

    수정 2024-05-23 오후 9:50:29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스토킹 신고에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인질극을 벌인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 11일 A씨가 전 여자친구 B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경찰과 대치 중 6층과 7층 사이 창문에서 투신한 현장. A씨는 소방당국이 설치한 안전매트에 떨어지면서 목숨을 건졌다. (사진=뉴스1)
23일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재판장 박성만)는 살인미수, 특수주거침입, 보복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1일 경남 사천시 사천읍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전 여자친구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경찰이 출동하자 B씨를 인질로 잡아 4시간가량 대치하다 아파트 6~7층 사이 계단에서 1층에 설치된 안전 매트로 뛰어내렸다.

A씨와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B씨는 A씨의 흉기를 손으로 막으면서 손과 팔을 다쳐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 진단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고소를 당해 재판을 받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전 흉기와 청테이프 등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해 수차례 B씨 주거지를 찾아 범행을 계획한 점, 범행 당시 스토킹 사건과 관련해 B씨를 추궁한 점 등을 비춰보면 A씨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상당 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고, 재범 위험성이 있는데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피해자가 보복을 두려워하며 엄벌을 요구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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