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빨치산에 중상해' 박사리 주민 13명 진실규명

피해자 대부분 20~30대 '청년' 농업 종사자
  • 등록 2024-04-30 오후 6:59:51

    수정 2024-04-30 오후 6:59:51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30일 제77차 위원회에서 1949년 11월 ‘빨치산 토벌’에 대한 보복성 습격으로 경북 경산 박사리 주민 13명이 중상해를 입은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경북 경산 박사리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의 진실규명은 총 47건으로 늘어났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미 군사고문단 정보 일지, 1949년 신문 기사, ‘MBC 집중진단- 박사동의 비극 그 후 44년’(1993)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희생자 13명은 팔송산 인근에서 활동하던 적대세력이 휘두른 칼에 손목이 잘리거나 허리·머리·어깨 등에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신을 몽둥이로 구타 당해 골절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하던 20∼30대 청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들은 이들이 근육마비를 비롯한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에 곤란을 겪고 있으며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자녀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등 고통이 대물림됐다고 전했다.

진실화해위는 북한 정권에 사과를 촉구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 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을 하라고 국가에 권고했다.

김광동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진실규명 대상자 전원이 부상 피해자라는 점에서 위원회가 상해 사건의 진실규명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가해 주체가 적대세력인지 군경인지와 상관 없이 참고인 진술, 기사 등 다양한 근거를 통해 상해 사실에 대한 진실규명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전후 충청지역에서 북한군 등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된 천주교인 20명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진실규명 대상자의 90%에 달하는 18명은 남침한 인민군이 퇴각하던 9월 25∼30일 사이에 학살됐다.

이들은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천주교 성직자·신자 또는 그들의 가족이라는 이유, 좌익에 비협조적이거나 우익활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는 모두 남성이었으며 40∼50대 피해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진실화해위는 한국전쟁 전후 전남 영광·진도·강진 지역 경찰이 주민 175명을 인민군에 부역했다는 혐의 등으로 학살한 사건, 경남 의령군 주민 16명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지역 경찰에 희생된 사건 등도 진실규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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