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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동안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던 원격 근무 솔루션 업체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월가 IT기업들이 온라인 상으로도 전에 일했던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 IT기업들은 그동안 브레인스토밍을 혁신의 중요한 요소로 꼽아 왔는데, 펜데믹 이후 원격 회의가 진행되면서 브레인스토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사무소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도넛 테크놀로지다. 이 회사는 당초 일정 주기마다 다른 팀이나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직원을 소개해 왔다. 업무용 메신저 슬랙에서 짝을 맺어주고, 해당하는 사람과 몇 주에 한 번씩 자동으로 메신저가 열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도넛은 서비스 방식을 바꿔 새로운 직원 대신 옆에 앉아 함께 일했던, 3주 동안 보지 못했던 동료와 연결해주기 시작했다. 이후 도넛 사용자들은 매일 같이 연결을 요청했고 도넛은 직원들의 요구와 일정 등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도넛의 댄 매니언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1만2000개 회사가 도넛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6000곳이 (팬데믹 이후인) 3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솔루션 업체 홀웨이도 슬랙을 통해 직원들 간 소통을 촉진하지만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용자가 선택한 슬랙 채널에서 일정 시간마다 화상 채팅 링크를 개시하는 방식이다. 채팅은 오프라인 업무 때와 마찬가지로 10분 동안만 진행된다. 휴게실에서 잡담을 나누는 것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 앱은 현재 900개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MS팀즈 이용자들이 미로 앱을 인터페이스에 직접 포함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WSJ은 전했다. 미로는 이후 발언을 위해 손을 들 수 있는 기능, 각 사람들의 화상을 테이블이나 강당 좌석에 배치하는 식으로 시각화하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
미로는 201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했다. 현재 4만개의 유료 계정을 통해 800만명 이상이 미로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1일 기준 사용자 370만명, 유료 계정 1만4800개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이드킥 제작자인 리얼리즘 랩스의 공동창립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아서 우는 “사람들은 진정으로 서로의 존재를 그리워 한다. 줌 회의는 너무 계획적이라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없다고 본다. 실제 팀원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영관행을 연구하는 스탠포드대학의 니콜라스 블룸 경제학 교수는 “특히 회의 시간이나 화이트보드 앞에 앉아 있을 때 번뜩이며 제시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도넛이나 미로와 같은 기술은 두통에 대한 아스피린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이후 재택근무와 관련한 특허 출원이 거의 두 배 가량 늘었다”며 “결국에는 사무실로 복귀가 늘어나겠지만 그렇더라도 이러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