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연일 돌풍..트래버스, 모하비 판 더 키운다

  • 등록 2019-06-03 오후 4:55:48

    수정 2019-06-03 오후 4:55:48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유호빈 기자=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출시 반년이 넘었지만 내수 시장 왕좌자리를 더욱 굳히고 있다. 경쟁차인 G4 렉스턴과 차이는 이미 많이 벌어진 상태다. 같은 회사의 한 등급 아래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의 판매량도 좌우할 정도다.

사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국내 판매보다는 미국 시장에서 호조를 더 기대하고 개발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국내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로 출고가 6개월 이상 늦어지는 등 수요를 맞추지 못해 대기자의 계약 취소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팰리세이드가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좁은 길이 많고 주차공간이 작은 우리나라에서 대형 SUV는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 큰 오산이었다. 결과적으로 예상과 크게 달랐다. 이런 단점보다는 여유로운 3열 공간과 싼타페와 큰 차이 없는 가격(약 500만원 차이), 경쟁차의 부재가 복합돼 팰리세이드의 초강세가 이어졌다. 미니밴 카니발이 있지만 MPV 디자인보다는 SUV인 팰리세이드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경쟁이 없는 한 차량의 독점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선택권이 없는 시장의 한계를 노출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반기 경쟁차가 속속 출시된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올 하반기 나올 쉐보레 트레버스다. 차량 크기는 오히려 팰리세이트보다 더 크다. 전장 5,189mm로 4,890mm 인 팰리세이드보다 약 30mm 정도 길다. 2.2 디젤엔진과 3.8 가솔린엔진으로 두가지의 파워트레인을 구성한 팰리세이드와는 달리 3.6 가솔린 엔진에 자동 9단 변속기가 조합된 한 가지 구성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가격이다. 아무리 좋은 차량이라도 가격이 소비자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쉐보레는 앞서도 충분히 경험했다. 작년 위기의 쉐보레를 구하기 위해서 이쿼녹스를 들여왔지만 국내 생산이 아닌 미국 수입으로 인한 높은 가격대로 월 판매량은 200대를 넘지 못했다. 쉐보레를 위기에서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위기로 빠뜨린 주범이 되어버렸다. 현대차와 비교되는 미국차의 투박한 실내 구성도 트레버스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트레버스도 전량 미국에서 수입한다. 이쿼녹스 가격책정과 차이가 없다면 결과도 이쿼녹스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 쉐보레가 위기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 트레버스의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두번째는 기아자동차의 모하비 마스터피스다. 모하비는 지난 2008년에 출시해 아직까지 판매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골”이라고 불리고 있다. 하지만 2019 서울모터쇼에서 쇼카로 공개돼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모하비는 국내 유일의 후륜 기반 프레임보디 SUV다. 또 V6 엔진을 얹고 있어 팰리세이드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크기라 대형 SUV의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팰리세이드와 형제 차량인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아직 국내 출시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팰리세이드와 거의 대부분이 같지만 전자식 기어봉이 적용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올해 출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직접적인 경쟁차량은 아니지만 대형 SUV인 모하비가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인기를 식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텔루라이드 출시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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