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남해안 5개의 갯벌 4곳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화제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자연유산이 등재된 건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만이다. 전 세계 수많은 갯벌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어떻게 한국의 갯벌이 세계유산이 될 수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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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6일 저녁 중국 남동부 푸젠성 푸저우시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은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한국의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충남 및 전라도 지역의 갯벌 총 4개로 구성됐다.
하지만 앞서 5월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는 ‘한국의 갯벌’에 대해 ‘반려’ 권고를 해 등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갯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인정하지만 갯벌의 범위가 좁고,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핵심지역을 포함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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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등재 결정과 함께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 하라고 권고했다. 자문기구가 말하는 핵심 지역으로 인천 강화와 영종, 송도, 화성, 아산만 등 서북부 갯벌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지역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강화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와 조업활동 등에 따른 제약 우려로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경오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사무국장은 “서북부 지역 갯벌은 우니라나 전체 갯벌의 30%정도로 도요새 등 멸종위기종이 주로 서식하는 중요 지역이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며 “남쪽 지역이 먼저 세계유산에 등재됐으니 지역주민도 등재에 따른 규제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추가로 북부 지역까지 등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갯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인해 지금 보다 추가되는 규제는 없다. 이들 갯벌은 이미 국내 습지보전법에 의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습지보호법은 내륙과 연안의 습지를 온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영종도와 송도, 강화갯벌은 습지보전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세계유산지구 지정과 행위제한 등의 추가 규제가 없다”며 “오히려 세계유산 보존과 관리를 위한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