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차에 접어든 배재훈(사진) HMM(옛 현대상선) 사장이 HMM를 확 바꿨다. 지난 해 3월 취임후 지속적인 운항비 절감과 수익성 위주 영업으로 올 1분기 영업손실을 20억원으로 대폭 줄이면서 ‘해운 산업 재건’이라는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작년 같은기간 영업손실이 105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깜짝 실적인 셈이다.
영업손실 대폭 축소..물류전문가 뚝심 발휘
실제 배 사장은 취임후 외부인재를 적극 영입해 조직에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데 주력했다. LG전자와 LG화학에서 임원을 지낸 최종화 씨를 변화관리임원(CTO : Chief Transformation Officer)으로 영입한 데 이어 삼성SDS 스마트물류사업부장(전무) 등 30년 경력의 물류전문가인 김진하 씨를 물류서비스전략TF장 전무로 전격 발탁하기도 했다.
해운 산업 재건이라는 공동의 목표 의식을 전파하기 위해 취임후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대화를 지속하는 것도 배 사장의 친화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울산, 마산사무소 등 국내 1인 주재 사무소까지 직접 모두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 경영은 사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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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사장은 “6년간 몸담았던 범한판토스에서의 물류뿐 아니라 IT 경험 등이 HMM의 경영에도 도움이 됐다”며 “해운 산업 재건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사장은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흑자전환에도 속도전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배 사장은 특히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난 4월 인도된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알헤시라스) 취항은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첫 결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HMM이 보유한 컨테이너 선복량은 53만TEU를 기록하고 있으며 추가 발주 및 용선을 통해 2022년에는 110만TEU 수준의 선복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 사장은 “내년까지 총 20척(2만4000TEU급 12척, 1만6000TEU급 8척)의 초대형선을 모두 확보하게 되면 HMM의 선복량은 총 90만TEU까지 늘게 된다”며 “이는 과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선복량을 합친 수준(100만TEU 이상)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운사 경쟁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선 비율의 경우 세계 1, 2위 선사들은 20% 미만이지만 내년까지 초대형선 확보가 마무리되면 HMM의 초대형선은 40만TEU, 비율로는 45%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HMM은 작지만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강한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배 사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환경규제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다수 선사들은 상당 기간 저유황유의 가격, 공급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HMM은 이미 2017년 말 일찌감치 스크러버를 환경규제 대응방안으로 결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모든 컨테이너선에 스크러버(Scrubber)를 설치할 예정이다.
배 사장은 “현재 인도받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는 설계 시점부터 모두 스크러버 설치를 반영했다”며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성능이 기대될뿐 아니라 타사대비 연료비 부담에 있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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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전환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2년여만에 채권단의 경영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2018년 11월 한국해양진흥공사·산업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체결한 경영개선이행약정(MOU)가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그간 HMM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하고 연 단위 경영평가를 진행해왔다.
앞서 산은 등 채권단은 지난 2016년 7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해 최대주주(현 보유지분율 17.42%)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해운시황 악화 등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지면서 자금지원 조건에 따른 구강도 구조조정을 위한 MOU를 맺게 됐다. 채권단이 MOU 체결후 HMM에 지원한 금액은 2조6800억(영구채)이며 선박금융, 컨테이너 투자 등은 해양진흥공사가 지원해왔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변수가 있지만 물동량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올 3분기에는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MOU 해제 신호탄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은은 “MOU 지속(재연장) 여부는 종료 직전 재논의한 후 가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재훈 HMM 사장은
△1953년 대구 출생 △고려대 전자공학 △LG반도체 미국지사 이사 △LG전자 미주지역담당 상무 △LG전자 LGICUS 법인장 부사장 △LG전자 싱가포르 LGESL 해외법인 법인장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마케팅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 대표이사 사장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