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임신 24주 이내 낙태 합법화…"여성의 역사적 승리"

“매년 40만건 낙태 시술…합법 시술은 10%에 불과”
  • 등록 2022-02-22 오후 5:58:51

    수정 2022-02-22 오후 5:58:51

[이데일리 신채연 인턴기자] 콜롬비아가 임신 24주 이내 낙태를 처벌하지 않기로 판결했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최고 법원인 헌법재판소는 임신 24주까지의 낙태를 합법화하기로 결정하고 “앞으로 임신 24주 이후에 행해진 낙태만 처벌할 수 있다”고 전날 밝혔다.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부와 의회에 후속 절차를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콜롬비아에서 낙태는 △임산부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태로운 경우 △태아가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기형인 경우 △강간으로 인한 임신 등 일부 경우에 한해 허용됐다.

낙태 권리 운동가들은 매년 40만건에 달하는 콜롬비아의 낙태 시술 중 합법적인 시술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콜롬비아 여성인권단체 카우사 저스타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9년 중반까지 낙태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처벌을 받은 여성은 최소 350명으로, 이 중 미성년자는 20명 이상이다.

국제앰네스티의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 미주 담당 국장은 “콜롬비아의 이번 판결은 지난 수십년간 자신들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싸워온 여성들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여성과 소녀, 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들만이 유일하게 그들의 신체에 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제 콜롬비아 당국은 여성을 처벌하는 대신 여성의 신체와 삶의 계획에 관해 자율성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여성평등센터의 폴라 아빌라 길렌 사무총장은 “여성과 소녀들이 이류 시민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콜롬비아 헌법재판소의 법적·정치적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콜롬비아의 이번 결정이 중남미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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