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여객 98% 급감…하늘길 ‘셧다운’ 6월까지 연장

4월 둘째 주 국제선 여객 전년比 97.8% 감소
코로나19 장기화 조짐에 운항 재개 시점 연장
이스타항공 6월 말까지 국제선 운항 중단 결정
에어서울 5월 말, 티웨이항공 5월 말~6월 초
  • 등록 2020-04-16 오후 5:42:33

    수정 2020-04-16 오후 7:18:38

[이데일리 김다은]4월 둘째 주 기준 국내 항공사 여객 현황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자 국내 항공사의 ‘셧다운(일시폐쇄)’ 기간이 최대 6월 말까지로 늘었다. 1분기는 물론 최대 성수기인 2분기까지 ‘난기류’가 이어져 항공업계 상반기 실적이 암울할 전망이다. 항공사별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금융지원 없이 버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어포탈)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기준 국제선 여객은 6만23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7% 줄었다.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5만1235명으로 전년대비 97.8% 급감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미주 등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국제선 하늘길은 봉쇄됐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등 4곳만 국제선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나머지 티웨이항공(091810), 에어부산(298690),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5곳은 국내선만 운항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국내 항공사는 국제선의 운항 재개 시점도 잇달아 연장했다. 올 상반기까지 국제선에 비행기를 제대로 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 이스타항공은 사업계획 변경 및 일본지역 입국 제한을 이유로 오는 6월 말까지 모든 국제선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3월9일 국제선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3월24일부터 한 달간 국내선의 운항도 접었다. 에어서울은 오는 5월 말까지 모든 국제선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에어서울의 국제선 운항 중단은 3월22일이었는데 운항 재개 시점을 한 달 이상 미뤘다. 티웨이항공도 대부분 국제선 운항 중단 기간을 5월 말에서 6월 초로 늘렸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이스타항공이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3월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이스타항공 발권 창구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3월 24일부터 4월 25일까지 한 달 동안 김포와 청주, 군산에서 출발하는 제주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나머지 항공사도 국내선을 띄우며 겨우 버티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4월 둘째 준 기준 국내선 여객은 78만5098명으로 전년대비 68.8% 줄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국제선이 막히자 국내선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김포~여수 노선에 29일부터 신규 취항할 예정이며, 티웨이항공은 5월부터 김포~부산에 부정기편을 띄우기로 했다.

대형항공사(FSC)는 경영악화에 LCC와 차별화했던 서비스도 축소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서편, 뉴욕공항 라운지 운영을, 대한항공은 우수 고객에 증정했던 생일선물과 기내지 배송서비스 등 고객서비스 일부를 줄였다. 또 양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내선에서 제공하던 음료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항공업계는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유·무급 휴직·휴가, 급여 반납 등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이다. 여객 감소로 매출은 줄고 항공기 리스비와 보험료 등 고정비는 계속 나가야 해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와 공항은 산소호흡기를 단 수준으로 연명하고 있다”며 “5월 황금연휴 시즌에도 항공권 발권이 저조하고, 정부의 금융지원이 신속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산하는 항공사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협회는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의 매출 피해 규모는 6조4451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9개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은 2조5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5% 줄고 영업손실은 1679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4월에 이어 5월도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0원’으로 결정됐지만,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유류할증료 부담이 적어지면, 여행객의 부담도 줄어 여행 수요가 늘어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국제선 하늘길이 막히고 여객 수요도 줄어 상반기까지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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