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협정 중단’ 선언한 푸틴에 美 유감 표명 “실제 뭘 할지 지켜볼 것”

블링컨 美국무장관 "매우 유감스럽고 무책임한 발언"
'탈퇴' 아닌 '중단' 대화 여지도…"언제든 대화할 준비"
  • 등록 2023-02-21 오후 11:08:49

    수정 2023-02-21 오후 11:08:49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CBS방송 캡쳐)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를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에게 “매우 유감스럽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러시아가 실제로 무엇을 할지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1년 전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후 첫 국정연설에서 개전·확전이 서방 탓이라며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토대로 서방에 맞서 전쟁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핵실험을 준비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미·러 양국은 2010년 이 협정을 맺고 각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각각 1550개, 700개 이내로 줄이고 상대국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키로 했다.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이 1991년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협정이다. 이 협정은 2021년 한 차례 연장해 2026년까지 유효하지만 지난해 11월로 예정된 조양 이행 회의가 중단된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이날 연설에서 협정 ‘탈퇴’가 아닌 ‘중단’을 선언하며 대화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미국과 함께 영국, 프랑스가 핵무기 통제에 나선다면 복귀할 수 있다는 발언도 했다. 블링컨 장관 역시 러시아와의 대화 재개 여지를 남겼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해 확실하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러시아와도 언제든 전략적 무기 제한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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