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기자] LG전자의 TV 사업이 7년 여 만에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TV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규모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며 재고 관리에 나선 탓이다. LG전자는 하반기에도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안정적인 재고 관리 및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 ▲LG전자 올해 2분기 실적. (자료=LG전자) |
|
LG전자(066570)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19조4640억원, 영업이익 7922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한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감소했다.
H&A(생활가전) 사업과 함께 LG전자의 주력사업으로 꼽히는 TV(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올 2분기 매출액 3조4578억원,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TV 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 수요 급감 속에 경쟁사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경쟁에 나서다보니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LG전자 TV사업이 영업손실을 본 것은 2015년 1분기(62억원 손실) 이후 28분기 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 따라 주요 선진시장 내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며 “영업이익은 패널 가격 하락 등 재료비 개선 요인이 있었음에도 매출 감소 및 업계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용 투입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3분기에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올레드 TV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겠다고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카타르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 시즌을 통해 상반기의 부진했던 판매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2분기보다는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식으로 수익성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의 제품 차별화 전략 관련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차별화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며 “제품력 측면에서 ‘올레드 에보’ 신규 라인업을 통해 사이즈와 해상도 등을 대폭 강화했고 하반기에 벤더블 게이밍, 인테리어 TV 출시로 폼팩터도 다양화할 것이며 이같은 전략은 성공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고 증가 우려에 대해선 2분기에 TV 출하량을 조정함으로써 유통재고가 정상범위 안에 들어왔다고 답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성장모멘텀을 가진 지역은 과감하게 공급을 확대하고 판매 감소가 예상되는 지역에는 공급량을 감량해 재고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재고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생활가전 사업은 북미지역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판매 덕분에 선방했다. 가전 수요 둔화 현상에도 LG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경쟁사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1위의 자리를 지켜냈다. 올 2분기 매출액은 8조676억원으로 단일 사업본부 기준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원자잿값 인상 및 물류비 증가 요인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4322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