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30년 MBS 입찰도 성공…40년 모기지 불지피나

30년 MBS 100억원 입찰에 200억원 몰려…15일 발행 예정
40년 이상 초장기 모기지 도입 위해 초장기 MBS 기반 필수
  • 등록 2021-01-13 오후 4:26:10

    수정 2021-01-13 오후 9:37:1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올해 첫 30년 만기 주택저당증권(MBS) 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40년 초장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30년 만기 MBS 100억원을 공개 입찰한 결과 2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발행 금리는 국고채 30년물 +19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채권은 오는 15일 발행된다. 주금공은 이 달 중 한 차례 더 30년 MBS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채권은 주금공이 30년 MBS를 발행을 정례화하기로 한 후 처음 찍는 물량이라 주목을 받았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금공은 올해부터 30년 만기 MBS를 매달 100억~200억원 이상 발행하기로 했다. 물론 구체적인 물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0년물 MBS가 최장기 채권으로, 30년물 MBS 발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컸다. 코로나19 탓에 시장 변동성도 컸던데다 장기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부족하다는 판단 탓이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우리의 경우 국채도 30년짜리 발행은 잘 안 됐다. 30년 뒤를 내다보고 투자 결정을 하지 않는 문화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10월 처음 발행했던 30년물 MBS가 100억원 수요에 무려 800억원이 몰렸다. 이어 11월 한 차례, 12월 두 차례의 발행에서도 유찰되지 않고 발행에 성공, 30년물 MBS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에 주금공은 올해 30년 MBS 발행을 정례화한 후, 시장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기존에 없던 상품이라 투자자들이 몰린 것인지, 30년물을 충분히 찍어도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지 판단하겠다는 얘기다.

30년물 MBS 발행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30년 MBS와 40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이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모기지 상품은 담보로 잡은 주택을 MBS로 유동화한 후, 이를 시장에 팔아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현재는 모기지 상품은 30년이 가장 긴데, 이는 20년 MBS를 바탕으로 한다. 40년 모기지가 나오려면 기존 20년 MBS보다 더 긴 장기물 발급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40년 모기지에 대한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대주택을 늘리기보다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해 월 상환 부담을 줄이면서 ‘내 집 마련’의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21대 국회는 2021년 예산안 부대의견에 ‘40년 이상 장기 주담대 공급 방안 검토’를 단서조항으로 넣었다.

정부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같은 제안에 “분위기만 된다면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40년 이상 초장기 정책 모기지를 검토할 방침이라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는 40~50년 초장기 모기지 상품이 정착된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국은 40년 모기지 도입이 자칫 집값 상승에 ‘베팅’하는 것으로 해석될까 조심하는 눈치다. 금융위는 “40년 주담대가 도입된다고 해도, 차주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지 빚내서 집사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40년 모기지가 도입될 경우, 대부분의 모기지 수요가 초장기물로 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19년 말 정책 모기지 상품의 상환 기간별 비중을 보면 현재 최장기간인 30년 만기 이용 비중은 68.4%다. 10년 만기 비중은 7.2%, 20년 만기 비중은 14.5%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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