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카카오워크 쉽긴 한데..공언한 워라벨은 '글쎄'

채팅 카톡과 동일, 클릭 한 번에 화상회의
'누구나 손쉽게 사용 가능' 강조 인정할 만
'근무시간 외 알림 안 받기' 활용엔 의문점
일과 업무 분리, 결국 사용자 의지 달린 듯
  • 등록 2020-09-17 오후 4:39:45

    수정 2020-09-17 오후 4:39:49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종합 업무 플랫폼인 ‘카카오워크’의 소개 화면. (사진=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처음 접해보는 업무 플랫폼이지만 바로 어떤 기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파악하기 쉬웠다. 하지만 다른 업무툴에 비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야심 차게 출시한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공개 하루 뒤인 17일 사용해보고 든 생각이다. 카카오워크는 현재 프리미엄버전을 11월 24일까지 무료로 사용 가능하고 11월 25일부터는 무료, 스탠다드, 프리미엄, 엔터프라이즈 버전으로 유료화가 시작된다.

화상회의와 관리자서비스, 현재 PC만 가능

사용 방법 만큼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강조한 대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PC버전을 기준으로 왼쪽에 차례로 멤버, 채팅 탭, 환경설정 등이 있어서 카카오톡과 구성이 동일했다.

신규 채팅방 개설은 채팅탭에서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이뤄졌다. 아직 카카오워크에 가입하지 않은 구성원에게는 카카오톡의 오픈채팅방처럼 초대링크를 공유해서 입장하게 할 수 있었다.

채팅방 내부 인터페이스(UI)도 카카오톡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모티콘과 파일 첨부 기능의 위치가 같았고 화상회의도 클릭 한 번으로 가능했다.

적어도 새로운 업무 플랫폼을 사용할 때 상급자의 “이거 어떻게 사용하는지 좀 알려다오”라는 요청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워크는 별도의 사전 학습이나 개발 작업이 필요 없이 누구나 손쉽게 사용 가능하다’는 말은 인정할 만했다.

이런 기본적인 기능을 바탕으로 카카오톡과는 다른 카카오워크만의 업무 관련 기능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할 일 등록’은 기한을 설정함과 동시에 자신 이외의 담당자도 추가할 수 있었다.

근태관리와 전자결재는 바로가기 기능을 통해 원클릭으로 해결 가능했다. 카카오톡 채팅이 숫자로 메시지를 읽은 사람 수만 알 수 있던 것과 달리 누가 메시지를 읽었고 누가 읽지 않았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했다.

카카오워크는 PC와 모바일 버전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모바일로 시작해 PC버전으로 확장한 카카오톡과는 반대로 PC버전에 더 많은 기능들이 탑재돼 있었다. 플랫폼의 목적 자체가 원활한 업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워크는 화상회의와 ‘관리자서비스’는 PC에서만 이용 가능했다. 관리자서비스에서는 멤버 관리, 조직도 관리 등 기능이 있다.

개발 중인 기능, 정식출시 전에 마무리 방침

초기 버전이기 때문에 그룹사 연결 및 대화, 다운로드 없이 파일 바로 확인, 전화번호 초대 등은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으로 현재는 사용할 수 없었다. 관리자 기능 중에는 결제와 통계 기능이 ‘제공 예정’으로 공지된 상태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에 따르면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기능들은 유료버전이 정식출시되기 전에는 개발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결제에는 유료서비스가 나오면 유료서비스 결제를 위한 법인카드 등록과 관리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고 한다.

가장 의문점이 남는 점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카카오워크 온라인 언론간담회에서 공언한 ‘업무와 일상의 분리’였다. 실제로 카카오워크 모바일 버전에서는 퇴근 시간 이후부터 출근 시간 전, 휴가 중일 때 메시지 알림을 받지 않도록 하는 알림 설정이 있다.

다만 이런 기능들만으로는 과연 일과 생활을 분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기존 업무 플랫폼에서도 ‘방해금지 시간 설정’ 등 일정 시간에 알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카카오톡에서도 업무용 대화방을 퇴근하면서 꺼놓으면 된다.

퇴근 뒤 업무 지시 등은 결국 사용자와 상급자의 의지에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워크 메시지를 확인 안 하거나 휴가 중이라도 상급자가 업무지시를 위해 전화를 하거나 다른 연락수단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를 위해 도입한 일부 기능들이 연차가 낮거나 하급 직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게 메시지를 읽은 사람이 누구인지까지 특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상급자한테 메시지를 누가 읽었는지까지 드러나면 일하는데 오히려 불편할 것 같다”며 “이제 메시지도 바로바로 안 읽으면 눈치가 보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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