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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대학생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8개월간 손수 제작한 현대차 i30 자율주행차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이날 전국 대학에서 모인 12개 팀이 만든 자율주행차는 실제와 똑같이 구현한 도로에서 실력을 겨뤘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 레이더, 카메라 같은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 같은 ‘자동 항법 장치’를 기반으로 조향, 변속, 가속, 제동을 스스로 제어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다.
대회에 처음 참가한 팀은 빨간색, 참가 경험이 있는 팀은 파란색, 작년 우승한 계명대 팀의 차량은 흰색 차량 등 총 12개 팀이 경주했다. 길이 2.03㎞ 도로구간에서 교차로 신호 인지 등 6개 임무를 완료해 4분11초 만에 도착한 팀도 있었다. 이날 한국과학기술대 팀(PHAROS)은 대학생 자율주행차의 스타로 등극, 우승을 차지했다.
자율주행차가 능숙하게 장애물을 회피하고 빠른 속도로 아슬아슬한 코너링 능력을 선보일 때 관람석에서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반면 다른 차량과 충돌하거나 차가 이유 없이 멈춰 섰을 때는 탄식이 나왔다.
세계에서 많은 자율주행차 경진 대회가 있지만 ‘V2X(차량과 사물 간 통신)’ 통신 기술을 적용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10년 이내 양산차에 적용할 자율주행차의 기술을 미리 엿볼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완공해 국내 자율주행차 실험의 메카인 케이시티에서 대회를 진행하면서 이전 대회보다 난이도가 향상된 기술 개발을 유도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케이시티는 축구장 49개를 합쳐놓은 규모인 32만㎡(약 11만평)로 하이패스, 터널, 교차로 등을 갖춰 실제 도심과 비슷하게 구현했다.
장웅준 자율주행기술센터장 상무는 “기존 자율주행차 경진대회와 달리 자율주행 양산차 기반 개발차량으로 V2X 통신 기술까지 복합적으로 활용해 실도로 상황을 반영한 미션설계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미래차 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자동차에 직접 적용해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95년부터 이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 10회 대회부터는 완성차 업체 중 세계 최초로 실제 무인차를 제작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장 상무는 “자율주행차 대회는 자율주행 기술에 관심을 갖고 현대차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대기업에 취직해 연구개발을 활성화하는 게 목적”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 모든 부분을 유기적으로 연동해야 하는 등 복잡해 완성차업체가 혼자서 할 수 없어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이스라엘 협력사와 스타트업체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와 협업하고 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현대 크래들’을 출범했다. 또 미국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 ACM 투자 등 미래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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