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카페탐방 그 첫번째는 코알라 커피공장이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커피공장은 상업적인 공간과 주거공간이 밀집한 위치에 있었다. 따뜻한 분위기의 우드 인테리어와 카페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코알라가 나를 반겨주었다. 카페 규모도 큰 편이라 많은 사람이 와도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에 충분했다. 부드러운 라떼를 마시며 코알라커피 추영민 대표와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토목공학과를 다니다가 자퇴를 하고 아버님을 도와주기 위해 제주도에 내려오게 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카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제주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독서실을 운영해 보고,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고민한 끝에 프렌차이즈 커피에 흥미를 느꼈다.
시장조사를 한 결과 커피 프렌차이즈를 하더라도 커피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커피를 알아갈수록 프렌차이즈에 대한 관심보다는 개인 카페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었다. 이후 지금의 이 자리에 카페를 창업하게 되었다.
오픈 후 어려운 시기는 어떻게 극복했나?
2008년 10월에 코알라 커피를 오픈하고 막연히 잘 될 거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쉬는 날 없이 카페를 운영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했다. 어느 일요일 일 매출 3만원을 찍고 보니 지금 하는 일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이들이 어렸기에 주말마다 함께 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겠다 결정하고 그 후 주일에는 가게 문을 닫았다.
하지만 카페는 여전히 자리를 못 잡았고, 나 자신이 이 카페 운영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때 아내의 권유로 네이버 커피관련 카페에 가입하면서 몰랐던 정보를 알아가면서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 당시 처음으로 큐그레이드라는 생소한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발동해 2009년 큐그레이더 자격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의 무모할 수 있었던 도전이 나를 성장시켜준 가장 큰 발판이 된 것 같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면 로스팅 교육과 바리스타 교육을 겸하며 오전에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저녁이면 홍대로 넘어가 로스팅 교육을 새벽 2시까지 받았다. 반드시 해 내고야 말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었는지 강행군은 이어졌지만 하나씩 알아간다는 즐거움에 그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알고 싶었던 분야를 찾아 나섰던 많은 일들이 노하우가 되어 지금의 나를 성장시켰다. 이런 경험은 그때의 나처럼 힘든 시기에 놓여 있거나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나도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후 제주도에 있는 커피인들의 모임인 제주커피협회를 결성해 활발하게 활동하며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나는 그 이후에도 실력을 검증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도전하면서 입선되었을 때의 그 짜릿한 성취감은 나를 진정한 커피인의 길로 나아가게 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뿐 아니라 육지에 있는 커피인과의 교류도 활발해졌고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 커피산지들도 함께 다니고 있다.
현재는 SCA AST스페셜티커피협회 공인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며, 심사위원과 제주로스팅테크니션 챔피언십 운영위원장,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 이사, 커피카카오협동조합 이사, 제주커피연합회 회장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카페명에 대한 에피소드
카페를 처음 오픈하기 전 카페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보편적인 이름은 싫고 차별화된 나만의 색깔을 갖고 싶었다. 그 당시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에도 코알라 캐릭터가 나왔는데 귀엽고 온순한 코알라의 이미지와 많이 닮았다는 아내의 의견을 따라 코알라커피로 상호명을 정하게 되었다. 처음 오픈할 때는 지금보다 카페 규모는 작았는데 이후 1차례 리모델링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곳에도 매장이 있나요?
제주시 연동에 있는 거주지 우선 카페인 이곳과 관광지 우선인 애월점, 우도점(대니스카페)이 있다. 관광지에는 손님이 많을 때는 정말 잘 되었는데 지금은 너무 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경쟁력 있는 카페운영을 위해 협업하기 위한 비즈니스를 전계 중이다 많은 일을 벌이다 보니 이제는 집중할 때임을 깨닫고 앞으로 합리적인 카페 운영을 위해 구상하는 중이다.
오랜 시간 롱런 할 수 있는 카페가 되기 위해 맛은 물론 원두의 품질도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점이다. 코알라 커피는 전 과정을 직접 거치기 때문에 커피인의 사명감을 가지고 좋은 맛을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제주도 내에서만 생산되는 질 좋은 특산물을 사용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만한 메뉴 개발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동안 빅히트를 친 메뉴로는 우도 땅콩 비엔나 라떼, 한라봉 스무디, 청귤 에이드 등이 있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 고마운 사람은?
돈을 많이 버는 것 보다, 대회에 나가서 우승할 때 가장 기쁘다. 명예욕이 있는 것 같다. 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준 아내가 곁에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커피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부모님의 도움도 받아 늘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나의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나는 늘 즐거워질 예정이다.
기억에 남는 손님?
카페 영업이 끝나고 커피인들과 함께 커핑 모임을 할 때 새로운 에너지가 샘솟는 기분이다. 정기적인 모임은 생활의 활력도 주지만 불필요한 잡음도 생기기 마련이다. 요즘은 가까운 지인들과 커핑모임을 가지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푼다. 최근들어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와인 소믈리에 협회를 알게 되었는데 와인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모임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호텔리어분이 많아 알아가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추영민 대표가 이루고 싶은 목표
제주도에서 커피를 시작하면서 제주도 커피 역사에 큰 버팀목이 되고 싶었고, 지금도 노력중이다. 커피문화발전을 위해 사명감을 안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나를 더 많이 성장시켰던 계기였다. 커피 교육 활동은 물론 새로운 메뉴를 개발 통해 제주도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커피인이 되고자 한다.
커피 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
성급하게 시도하지 말아라!
철저히 준비하는 자만 롱런할 수 있다. 커피숍을 할 것인지? 커피 전문점을 할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만약 선택했다면 버틸 수 있는 힘을 길러라, 그 누구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 자신만의 브랜드샵을 운영하고 싶다면 자신의 능력도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 누릴 수 있다. 결핍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말이 있듯이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채우고, 새로운 정보는 내 것으로 승화시켜야 기회가 왔을 때 당당히 실력을 뽐낼 수 있다. 늘 열려있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이다.
진정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그 누구도 찾아주지 않는다. 내 몸으로 내 발로 내 혀로, 내 감각으로 익혀야 비로소 내 것이 되었다는 추영민 대표의 체험 삶의 현장 같은 모습은 카페 창업을 시작할 사람이라면 꼭 되새겨야 할 지침서 같은 것이다. 자신이 포기하지 않는 한 주변에는 항상 응원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항상 열려있는 마음가짐으로 커피를 인생을 사람을 대하는 것이 잘살아가는 방법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앞으로의 10년 코알라 커피는 제주도 커피의 큰 버팀목이 되어 더 다양한 커피 맛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주목할 만한 제주도 명물 커피 브랜드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