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에 두 번 뚫린 軍 경계망…감시체계 도마 위에(종합)

철책 월북자, 2020년 말 귀순 탈북민 A씨 확인
국방부 "대공 용의점 없어… 정기적으로 관리된 인물"
북에 두 차례 통지문 보냈지만 아직 답변 없어
같은 인물에 두 번이나 전방 뚫려 문책 불가피
  • 등록 2022-01-03 오후 4:43:41

    수정 2022-01-03 오후 8:38:39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새해 첫날 강원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월북한 신원 미상자가 지난 2020년 11월 같은 곳으로 내려와 귀순한 탈북민 A씨로 확인됐다. 같은 인물에게 두 번이나 최전방이 뚫린 우리 군의 대비태세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8월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육군 장병이 임진강변 철책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월북자는 2020년 11월 강원 고성 지역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서 귀순한 인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0시40분쯤 A씨는 육군 제22보병사단 관할 지역 전방 철책과 MDL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번 월북자를 A씨로 특정한 근거에 대해선 “지난 1일 정오쯤 민통선 일대에서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이 인물이 찍혔다”며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2020년 11월 우리 측으로 귀순한 인물과 인상착의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A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했다.

30대 초반 남성으로 알려진 A씨는 2020년 11월 3일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어 우리 측으로 귀순했다. A씨는 북한에서 기계체조 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철책을 넘어 내려온 당시에도 군 감시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A씨는 월책 후 우리 측 지역을 14시간이나 활보하다가 이튿날 오전에서야 GOP 철책 남쪽으로 1.5㎞ 떨어진 지점에서 붙잡혔다. 군은 A씨가 철책을 타고 넘는 장면을 포착했지만, 당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장비 오류로 자동저장되지 않아 귀순 경위나 경계시스템 허점을 파악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A씨의 간첩 활동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관련 기관이 확인한바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보 접근 권한이 자유롭지 않은 직업을 가졌고, (당국에서) 정기적으로 관리가 됐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직업은 청소용역원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 2일 A씨의 신변 보호 차원에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대북통지문을 발송했으나, 현재까지도 별도 답변은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북한은 우리 측이 보낸 통지문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통지문) 수신은 했는데 답변이 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신원미상자 한 명이 지난 1일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다고 밝힌 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인물에게 두 번이나 뚫린 군 경계망은 물론이고, 지휘부에 대한 문책도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군 안팎의 관측이다.

1년여 전 전방 철책을 넘어 귀순한 A씨가 다시 같은 지역을 통해 월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실상 ‘담벼락 넘나들 듯’ 군 경계망을 넘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군은 초동 부실조치 여부와 월북자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17명을 22사단으로 파견해 조사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에서 상황을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MAMA 여신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