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지난해 9월 퇴임 이후 480만파운드(약 73억원)의 수입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의원 급여 8만4144파운드의 50배가 넘는 금액이다. 불명예로 퇴진했지만 강연과 연설, 기고 등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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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하원들이 매달 신고하는 공개 수입내역을 확인한 결과 존슨 전 총리는 뉴욕의 해리 워커 에이전시로부터 몇차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연설과 관련해 약 248만파운드의 선수금을 수령했다고 신고했다. 이 에이전시는 빌 클링턴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미국 정계 거물들을 다수 초청해 강연을 개최하는 곳이다.
존슨 전 총리는 연설 한번 당 평균 25만파운드(약 3억8000만원)의 강연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1월에만 블룸버그 싱가포르로부터 24만6406파운드, 인도 아디트야 비라 매니지먼트로 부터 20만82파운드의 수입을 올렸다.
존슨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14일 미국 콜로라도 주 스프링스에서 열린 보험 대리인 및 중개인 협회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27만6130파운드를 지급받기도 했다. 30분 연설에 45분간 질의 응답을 하는 자리였다.
지난해 7월 불명예스럽게 총리 자리서 내려왔지만 존슨 전 총리의 인기가 여전한 상황이다. 그는 후임인 리즈 트러스 총리가 대규모 감세안으로 45일 만에 자리를 내려놓자 복귀를 위해 지지층을 결속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리시 수낵 총리의 지지표에 미치지 못하자 꿈을 접었다.
2019년 당선된 존슨 전 총리는 취임한 지 3년이 안 된 지난해 7월 총리직을 사임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코로나19 등과 관련한 위기를 숱하게 만났어도 모두 운 좋게 넘겨왔으나 ‘파티게이트’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다. 코로나19 봉쇄 중 총리실 등에서 파티를 하며 방역규정을 어긴 일이 밝혀지며 민심이 크게 이탈했고, 당장 상황을 모면하려고 던진 말들이 거짓말 논란으로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