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사진) 삼라마이더스(SM)그룹 회장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4일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 우선 협상대상자에 SM그룹 자회사인 대한해운을 낙점했다. 법원은 SM그룹과 오는 21일 본계약을 체결한 뒤 28일 잔금 납부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선 지난 10일 실시된 매각 본입찰에서는 현대상선과 SM그룹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국내 유일 원양선사가 되는 현대상선의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최근 대한해운에 이어 벌크선 전문 중견 해운사인 삼선로직스를 품에 안으며 해운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SM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든 만큼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현대상선은 인수자금이 모자랄 경우 정부의 해양펀드를 활용하겠다는 등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혔고 SM그룹도 600여명에 이르는 직원을 100% 고용 승계하겠다며 통큰 베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은 고용 안정을 내세운 SM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인수로 SM그룹은 한진해운 미주·아시아노선 인수를 통해 벌크선에 편중됐던 자회사 대한해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해운의 영업 부분은 벌크선, LNG선, 탱커선, 기타 등으로 구분되며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벌크선 운항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실제로 대한해운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317억원 중 절반이 넘는 3433억원을 벌크선을 통해 벌어들였다.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에 성공하면 벌크선 사업과 컨테이너선 사업을 함께 운영할 수 있어 종합해운기업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롱비치터미널의 2대 주주인 스위스 MSC의 자회사 TIL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M그룹은 해운업 외에도 건설·금융·의류·제조·화학섬유 등의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 회장은 “미주·아시아 노선은 무형자산인 만큼 배 등 유형자산을 따로 다시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부채도 없는 만큼 좋은 회사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