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광저우 일대 마비, 中 최대 전시회 캔톤페어 가보니

매년 봄·가을 열려, 가전·가구 등 품목별로 순차 진행
올해 오프라인 3만여개 참여, 韓기업들도 바이어 만나
中서 해외 진출 모색 기회, 광저우는 내수 효과도 기대
  • 등록 2024-10-25 오후 5:41:56

    수정 2024-10-25 오후 5:41:56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올해 봄철에 열렸던 춘계 행사보다도 훨씬 북적북적한 분위기에요. 코로나 봉쇄 조치 여파가 완전히 풀리면서 해외 바이어 참가가 더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

수출입상품 교역회(캔톤페어)가 열리는 중국 광저우의 전시관 전경. 천장에 한국관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설치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남쪽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에서는 중국 최대 전시회 중 하나인 수출입상품 교역회(캔톤페어)가 한창이었다. 캔톤페어의 2기 전시회가 개막한 지난 23일 광저우를 찾았다.

캔톤페어는 1957년 처음 열려 지금까지 열리고 있는 대규모 행사다. 베이징 서비스박람회, 상하이 수입박람회와 함께 중국 3대 전시회로 꼽힌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열리는데 이번 추계 전시회는 136회째로 오프라인만 3만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다.

참여 업체가 워낙 많다 보니 △1기(가전·전자, 차량·이륜차, 하드웨어·공구) △2기(가정용품, 선물용품·장식품, 건축자재·가구) △3기(가정용 방직품, 패션, 건강·레저, 유아용품·완구) 3차례로 나눠 차례대로 열린다.

캔톤페어는 참여 업체들이 전시 부스를 만들어 놓고 전세계 바이어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행사 규모가 크다 보니 중국과 밀접한 관계인 글로벌 사우스 국가뿐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중국을 찾는다. 이번 참여 업체 3만여개 중 처음 신청한 곳만 4600개에 가까울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캔톤페어 주최측은 지금까지 1기에만 허용하던 한국관을 2기에도 제공키로 했다. 올해 캔톤페어 1기 KOTRA 한국관은 35개사가 참여했다. 처음 참여한 2기는 건축·장식재료, 욕실 설비, 가구 등에서 특장점을 지닌 15개사가 부스를 운영했다.

한국관 운영 업무를 맡고 있는 KOTRA의 이재은 과장은 “코로나 리오프닝 이후 2기에도 외국기업 참가를 허용함에 따라 한국관을 운영하게 됐다”며 “이번 행사는 품목별 구역에 맞춰 한국관을 분리 운영해 상담 성과와 참가기업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수출입 상품 교역회(캔톤페어) 전시관 중 한국관에 입점한 한국 기업들이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행사에 참여한 한국 기업들도 대규모 바이어들의 참여로 기대에 들뜬 분위기다. 캔톤페어에 8년째 참가하고 있다는 청소용품 전문 기업 플라테크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는 유럽쪽 바이어들이 거의 오지 않았는데 코로나, 비자 등의 문제가 해소되면서 참가자들이 회복된 것 같다”며 “기존 청소용 빗자루를 신소재로 만든 제품을 일본, 유럽 등 바이어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필터샤워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워터랩의 김태형 대표는 “현재 핀란드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유럽과 중국 등을 타깃으로 두고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 제품은 아로마 향을 첨가한 샤워기를 시연했는데 해외 바이어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관이 포함된 국제관 11.2호에서는 인도, 튀르키예, 태국 같은 해외 국가들의 전시관도 마련됐다. 굳이 중국 진출을 노리지 않더라도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다양한 나라의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당사국이 아닌 3국간 교역이 이뤄지면 당장 중국에 돌아가는 이익은 없다. 하지만 캔톤페어를 주최하는 중국 정부는 매년 세계 각국에서 20만명 이상 바이어가 참관하기 때문에 행사를 통한 내수 활성화도 기대하는 요소다.

실제 광저우는 2기 개막식 전날부터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한 인파로 도시 자체가 붐비는 모습이었다. 광저우공항과 도심 및 전시관 주변 숙박업소·음식점에서는 해외 각국에서 온 것으로 추측되는 다양한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가득했다.

개막식 당일은 전시회로 인파가 몰리면서 주변 도로 전체가 극심한 정체를 빚기도 했다. 그만큼 행사장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한달 동안 열리는 대규모 행사가 일 년에 두 차례나 열리니 이에 따른 지역 소비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TV(CCTV)는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캔톤페어를 통해 국제 시장에 진출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외 무역 구조가 최적화되도록 돕는다”며 “캔톤페어는 중국 내 도시가 외부 세계에 홍보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광저우의 수출입 상품 교역회 행사장 입구가 참석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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