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비행기도 멈췄다…'큰 손' 사라진 유류시장

美 유나이티드, 1분기 21억불 손실 추산
델타, 사우스웨스트 등 최악 실적 불가피
하늘길 막히자…움츠러든 유류시장 '큰 손'
코로나 확산하면…유가 추가 하락 가능성
  • 등록 2020-04-21 오후 5:22:18

    수정 2020-04-21 오후 9:31:26

한 공항에 대기 중인 델타항공 비행기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은 자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 악화를 겪을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에 하늘길이 막혀버린 여파다. 국제유가가 초유의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유나이티드항공 같은 유류시장 ‘큰 손’들이 사라진 게 결정적이다.

20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올해 1분기 손실이 21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미국 정부에 코로나19 여파로 지원을 신청하면서 이같은 실적 예상치를 내놨다. 1분기 매출의 경우 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한 수치다.

유나이티드항공뿐 아니다. 오는 22일과 23일 각각 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델타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올해 2~3월 주요국 정부의 봉쇄 정책으로 여행·화물 수익이 모두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가 이날 세 항공사를 포함한 항공업계에 29억달러 상당의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을 가동하기로 한 게 경영 위기의 방증이다.

이날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 배럴당 -40.32달러까지 기록적으로 폭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수요 급감이다. 통상 원유 선물의 경우 매달 말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 정유사 등에게 팔거나 익월물로 만기를 연장(롤오버)한다.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등 항공사들이 정제된 기름을 사지 않으면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자동차업계가 ‘셧다운’에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유사들은 당장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고 있다. 아템 아브라모프 리스태드에너지 선임연구원은 “20달러대 유가가 이어지면 미국의 원유 생산업체 533곳이 내년 말까지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며 “10달러대에서는 1100개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마지막 보루’인 원유 저장고마저 꽉 차버렸다. 원유가 갈 곳을 잃어버린 신세가 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추후 코로나19 확산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유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원유 수요가 조금씩이나마 증가해야 유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경제 재개에 나서려 하는 것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유가 반등 여부는 전적으로 수요 회복 여부에 달렸다”며 “회복이 더디면 6월물 만기 때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초저유가는 에너지 하이일드 채권시장 등 금융 불안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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