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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원화 초강세가 또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등의 가치는 약해지고 있는데 반해, 원화는 강세 일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82.7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078.3원까지 하락했다. 연중 최저점인 1075.5원(11월29일·저가 기준)과 불과 2.8원 차이다. 원·달러 환율이 낮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원·엔 환율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오후 5시 현재 100엔당 953.2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40분께는 951.52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2015년 12월8일(946.68원·저가 기준)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이 낮다는 것은 원화 가치는 높은 동시에 엔화 가치는 낮다는 뜻이다.
한 외환당국 인사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국 감세안의 통과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법안 통과 시점이 앞당겨질 것 같으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파악했다.
그는 “이제는 감세안이 정말 달러화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법안으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기조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정책금리를 기존의 마이너스(-)0.1%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물가 목표치인 2%와) 상당한 거리가 있으므로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화 약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는 나홀로 강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외환시장은 원화 강세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도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화가 최근 강세를 보였는데,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이 흐름은 언제까지 갈까. LG경제연구원은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도 원화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