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지원 vs 전쟁 개입…머스크 '스타링크' 지원 논란

가자 통신 단절에 스타링크 지원 의사
머스크 "순전히 인도주의적 목적"
지난해 우크라·이란에도 스타링크 보내
"머스크, 美이익 부합 않는 결정 내릴 우려"
  • 등록 2023-10-30 오후 5:27:27

    수정 2023-10-30 오후 5:27:2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가자지구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논란이 일고 있다. 머스크는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을 위해서라는 입장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개인이 국가를 뛰어넘어 전쟁에 개입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사진=AFP)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가자지구 통신 단절에 따른 스타링크 지원 요청이 잇따르자 “스페이스X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구호 단체들과의 통신 연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으로 전날 가자지구 통신이 차단됐었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구급차가 부상자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현장 직원들과의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 가자지구의 통신은 현재 복구되긴 했지만 이스라엘의 지상작전에 따라 불안정한 상황이다.

머스크가 스타링크 지원 의사를 밝히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돕는 꼴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하마스가 스타링크를 사용할 것이라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 머스크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가자지구에 스타링크를 지원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는 “스타링크가 순전히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단 한 대의 (스타링크) 단말기라도 켤 때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합동 보안 점검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스타링크를 지원해 전쟁 개입 논란이 일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러시아군이 지상 기지국을 파괴하자 우크라이나에 접시형 안테나 등 스타링크 장비를 보냈다. 지난달 출간된 머스크의 전기에는 머스크가 확전을 우려해 러시아가 통제하는 크림반도 지역에서 스타링크를 활성화하지 않았다는 일화도 공개됐다.

머스크는 지난해 이란에도 스타링크를 지원했다. 이란서 히잡 시위가 번지자 정부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차단해버렸다. 이에 머스크는 이란 국민들이 정부가 통제하는 통신망을 우회할 수 있도록 스타링크를 보냈다. 얼마나 많은 이란 국민들이 스타링크에 접속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란 정부는 스타링크가 불법이라며 반발했다.

스라팅크는 전통적인 방산업체의 위성 서비스가 아닌 민간 상업용 제품이기 때문에 머스크가 국가(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스타링크 접속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며 “그가 전쟁 지역에서 통신에 대한 거의 절대적인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스타링크만큼 위성 인터넷 기술을 갖춘 기업이 드물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스타링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우려해 다른 위성 인터넷 업체를 고려했으나 대안을 찾지 못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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