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올 들어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에너지주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P500 지수 11개 섹터 중 에너지 부문만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러시아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와 가스가격이 치솟으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진 영향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대표적인 에너지주 엑슨모빌(XOM)과 셰브론(CVX)의 주가는 올 들어 각각 78%, 51.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시장수익률(S&P500)이 21.4% 급락한 것을 고려할 때 엄청난 수익률이다.
급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섹터 및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결국 관건은 두 기업 중 투자 매력이 더 큰 기업이 어디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엑슨모빌’에 손을 들어줬다. 그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우선 엑슨모빌이 셰브론과 비교해 업스트림(석유와 천연가스 탐사 및 생산) 부문에서 더 강력한 성장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엑슨모빌이 올해 남미에 위치한 가이아나 근해에서 유전을 2개 추가로 발견해 잠재적으로 더 많은 공급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반면 셰브론은 세계 최대 유전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 텐기즈 유전과 미국 페름기분지를 넘어서는 성장 프로젝트의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지난 10년간 엑슨모빌이 주요 재무지표(기업 가치평가)에서 셰브론보다 프리미엄으로 거래돼 왔고, 정제사업 규모를 비교해 볼 때 엑슨모빌이 셰브론보다 더 놀라운 정제마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요인을 고려해 엑슨모빌에 ‘매수’ 의견과 121달러의 목표가를 제시했고, 셰브론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과 목표가 184달러를 제시했다. 이날 엑슨모빌과 셰브론의 종가가 각각 108.9달러, 177.93달러인 것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은 각각 11.1%, 3.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