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 실적' 동력 원통형 배터리, LG엔솔·삼성SDI 증설 채비

삼성SDI, 천안·말레이서 생산능력 20%↑
LG엔솔, 올해만 20GWh 증설…美단독공장도
원통형 수요, 2030년 10년 새 3.4배 증가 전망
  • 등록 2022-05-02 오후 5:31:06

    수정 2022-05-02 오후 9:16:18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국내외에서 원통형 배터리(이차전지) 증설에 돌입했다. 무선 가전부터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모빌리티까지 원통형 배터리 적용처가 확대되면서 세계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과점하는 두 배터리 기업이 수요 대응에 나섰다. 원통형 배터리는 지난 1분기 양사 ‘깜짝 실적’을 이끈 동력이었던 만큼 향후 실적 성장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잔디깎기 기계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그래픽=삼성SDI)
2021년→2030년, 시장 규모 3.4배 커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006400)는 국내 천안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신규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생산능력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종전 대비 2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말레이시아 제2 공장도 증설이 한창이다. 말레이시아 2공장이 2024년께부터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하리라고 업계는 추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올해만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20GWh가량 확대해 연말까지 6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 3월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만 1조7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배터리사 가운데 북미 지역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독자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잇따라 증설할 정도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지난해 83억6000만셀(셀은 배터리의 기본단위)에서 올해 106억6000만셀로 100억셀을 돌파한 후 2030년 285억8000만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0년 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3.4배가량 늘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가 평소 쓰는 건전지처럼 동그랗고 길쭉한 형태의 원통형 배터리는 무선 청소기, 전동공구 등 선 없는 가전·기기에 전기자전거, 전기차 등 모빌리티 분야까지 적용처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전기차를 제외한 전기자전거 등 모빌리티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2030년 각각 158억9000만셀, 44억1000만셀로 2021년보다 각각 4.6배, 3.3배 증가할 전망이다. SNE리서치가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77.9%로 지난해 68.9%에 비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 이유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등을, 삼성SDI는 리비안 등을 각각 주요 고객사로 잡으며 전기차 시장과 성장세를 함께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만의 특수성도 작용했다. 소형 원통형 배터리는 노트북을 비롯한 IT기기에 주로 쓰이다보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파나소닉 등 배터리사 3파전으로 좁혀졌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중대형 파우치·각형 배터리 시장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데 비해 이들 3사가 확실한 경쟁우위를 잡은 셈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문가들 “삼성·LG, 외형 성장 지속할 것”

원통형 배터리 신·증설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수익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 증권가 기대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원통형 배터리가 꼽힌다. 원통형 배터리는 제조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1865’(지름 18㎜·높이 65㎜ 크기)나 ‘2170’(지름 21㎜·높이 70㎜ 크기) 등으로 규격화해있어 원가경쟁력이 다른 유형 배터리에 비해 높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에서의 전기차 비중이 20%까지 높아지는 등 원통형 배터리 공급이 늘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주요 고객사의 신규 공장 가동으로 원통형 배터리 외형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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