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터키, '독립투표 강행' 쿠르드족 압박…군사긴장 고조

  • 등록 2017-09-18 오후 7:27:32

    수정 2017-09-18 오후 7:27:32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이달 25일(현지시간)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 투표를 저지하려는 주변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7일 “KRG가 다음 주 투표를 강행한다면 이란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과 맞닿은 국경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의 국경은 KRG가 아닌 주권을 행사하는 이라크와 합의된 것”이라면서 “KRG와 맺은 군사·안보 협력도 모두 철회하겠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란에 사는 쿠르드계는 500만명 정도다.

앞서 터키도 15일 KRG가 국제사회의 만류에 아랑곳하지 않고 투표를 예정대로 치르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지리적으로 쿠르드 자치지역은 항구가 없는 내륙인 탓에 주변국이 국경을 막으면 고립된다.

KRG가 자치권을 행사하는 곳은 이라크 북부 3개 주(州)로, 이란과 터키, 내전 중인 시리아와 이웃한다.

정치적 충돌뿐 아니라 KRG가 자리 잡은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의 군사적 긴장도 고조하는 분위기다.

샴카니 총장은 “KRG가 결국 분리·독립한다면 이란은 KRG 영역 안에서 암약하는 쿠르드계 반정부 조직에 대한 접근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경을 넘어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란은 KRG의 분리·독립 운동에 적성국 이스라엘이 사실상 유일하게 지지하고 나서자 이번 투표에 더 예민해 졌다.

자국 내 쿠르드계 무장조직 PKK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탄압하는 터키 정부 역시 KRG를 겨냥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에 따르면 터키군은 17일 쿠르드 자치지역과 가까운 국경지대 실로피에서 예고하지 않은 군사훈련을 했다.

쿠르드계 현지 매체들은 주변국의 위협을 막아 투표를 온전히 시행하기 위해 KRG의 자체 군조직 페슈메르가를 동원해야 한다는 강경 여론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도 KRG의 분리·독립 투표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은 러시아 측은 ‘미묘한’ 독자 행보를 보였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가 KRG와 천연가스관 확장에 합의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0년 가동되는 이 가스관은 KRG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터키와 유럽으로 수출하는 통로로, 로스네프트가 투자와 건설, 운영을 맡는다. 로이터 통신은 사업비가 10억 달러 이상이며 연간 수송량은 300억㎥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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