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항에서 환적해 유럽이나 아프리카, 동남아 등으로 가는 수출화물이 제때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 등을 필요로 할 때 들여오지 못하거나 물건을 적시에 보내지 못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상하이에 대한 봉쇄를 더 지속할수록 지난 2020년 발생했던 글로벌 물류대란까지 재현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14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의 운영 차질이 이어지면서 상하이로 향하는 국내 선사들의 물량이 봉쇄 이전과 비교해 약 30% 감소했다.
국내 선사뿐만이 아니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도 이번 주부터 상하이항을 거치지 않고 다른 항으로 우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해운동맹 중 하나인 ‘오션얼라이언스’ 역시 상하이로 가는 6편 노선을 취소했다.
상하이항 외국적선 터미널의 경우 현재 컨테이너 터미널 장치장에 화물이 쌓인 비율을 의미하는 ‘컨테이너 장치율’은 100%에 이르며 항만에 대기 중인 선박 수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배송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상하이항에서 대기 중인 벌크선은 222개 수준으로 한 달 전 대비 15% 증가했다.
이 때문에 국내 수출 기업들은 ‘닝보’ 등 상하이 인근 항만으로 물건을 우회해 보내려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인근 항만으로도 화물이 일시적으로 몰리며 컨테이너작업장 입고 기간이 이전 대비 2~3일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배송 데이터에 따르면 닝보에도 이미 197척의 컨테이너선이 선적 중이거나 선적을 대기하고 있으며 이는 한 달 전보다 17%가량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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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금은 해상 운임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봉쇄가 2분기까지 이어지면 향후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 컨테이너 부족 등 물류 병목현상이 물류대란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중국이 봉쇄를 통해 생산을 멈춘 까닭에 상하이에서의 수출이 감소하고 물동량 역시 감소하면서 컨테이너선 운임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봉쇄 해제 이후다. 상하이 물동량 증가와 함께 해상운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가능성이 크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경우 2분기 이후가 성수기로 안 그래도 물동량이 증가하는 시기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구인데다 물류 창고가 모여 있는 물류 허브인 상하이에서 물량이 쏟아진다면 지난 2020년 하반기 중국이 코로나19 셧다운을 해제한 후 나타난 물류대란이 재현될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이 2분기 이후 봉쇄를 해제하면 글로벌 해상운임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그간 밀려 있던 물동량 처리를 위해 외국적 선사 선복이 중국에 쏠릴 것으로 전망했으며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상하이의 봉쇄가 장기화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지난 2020년처럼 성수기에 중국에서 물동량이 쏟아지면 해상 운임이 요동칠 수밖에 없고 세계적으로 또 물류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