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하반기 면허 취소 위기 '먹구름'

매출 5063억, 영입익 594억…전년比 각각 19%, 28%↑
  • 등록 2018-08-10 오후 4:11:42

    수정 2018-08-10 오후 4:11:42

진에어 B737-800(사진=진에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진에어(272450)가 올 상반기 매출 5000억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에도 국토교통부의 면허 취소 논의가 이달 중 결정될 예정으로 하반기 경영계획에는 먹구름이 꼈다.

◇ 상반기 최대 실적 달성…수익성 극대화

진에어는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5063억원을 달성했다고 10일 밝혔다. 매출액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매출 확대로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높여 내실 성장을 이뤘다.

진에어 관계자는 “효율적 기재 운영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와 인기노선 증편에 따라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대형기 B777-200ER을 운영 중인 진에어는 동남아, 일본 등 인기노선에 대형기 투입하고 증편으로 공급을 늘렸다.

미국 하와이,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등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며 수요 창출과 수익 개선에 힘썼다. 아울러 지방발 인기노선 운항으로 지역 수요도 늘렸다.

다만 유류비 상승과 상대적으로 줄어든 휴일 수로 인해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 감소했다. 매출은 2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2분기는 유류비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 등 대외 환경 영향으로 수익성 하락했다”며 “2분기 비수기 영향을 비롯해 지난해 5월 황금연휴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면허취소 반대를 위한 직원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이 7월25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에어 직원 생존을 위협하는 국토부 갑질 규탄대회’를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새 기재·노선 확대 중단…이달 중 면허 취소 결정

상반기 고공실적에도 진에어의 하반기 경영계획은 암울하다. 국토부의 면허 취소 대상에 오른 후 사실상 하반기 사업 확장이 중단된 상태다. 국토부가 신규 항공기 도입과 신규 취항 등에 대한 허가를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진에어는 지난달 19일과 30일 각각 신규 항공기 B737-800을 도입할 예정이었다. 도입 시기에 맞춰 항공기 도색과 좌석 개조를 완료했으나 국토부는 면허 취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도입허가를 보류했다. 새 비행기를 샀는데 띄울 수 없고 주기장에 버려둘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항공기는 땅에 있으면 적자다. 쉴 새 없이 기재를 돌려야 수익이 발생한다. 현재 진에어는 비행기 리스 비용만 부담하고 있고, 수익을 내지 못해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는 이달 국토부의 면허취소 결정을 앞두고 있다. 면허취소에 따라 회사의 생사가 갈리기 때문에 청문회, 이해관계자 간담회, 직원모임 등을 통해 면허 취소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국토부가 주관하는 두 차례 청문회에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면허 취소의 부당함을 거듭 강조했다.

진에어 측은 면허 취소 시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피력했다. 현재 진에어 임직원은 1900여명, 협력업체를 포함한 직·간접적인 고용인원은 1만명에 달한다.

진에어를 이용하는 고객이나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점도 주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진에어를 이용한 승객은 9000여명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22.2%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10월 하계기간까지 진에어 항공권을 예약한 승객은 약 150만명에 달해 고객이 경제적 손실과 피해를 입는 것도 지적했다.

또 진에어 외국인 주주들(8월10일 기준 지분율 11.59%)은 ISD(투자자국가소송제)를 통해 법적 소송 절차에 돌입할 것을 우려했다.

진에어 직원모임 대표인 박상모 기장은 “면허취소 처분이 내려지면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면허 취소 위기라는 암초에도 진에어는 하반기 수익성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여객수요의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며 “유가와 환율 등 대외환경 주시하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반기에는 지난 3월25일 새로운 차세대 여객 서비스 시스템(PSS) 도입으로 부대수입 증대와 비용절감 효과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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