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株, '테마주' 꼬리표 뗄까…"가치·성장주로 올라설 것"

테마주 vs 성장주…전문가도 엇갈려
"북미정상회담 구체적 내용 뜯어봐야"
건설·인프라·의식주 업종 내수 산업 수혜 전망
  • 등록 2018-05-24 오후 4:45:08

    수정 2018-05-24 오후 4:45:08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한반도 정세가 종전 선언과 비핵화 협상, 정상회담 등으로 급변하면서 증권가에서도 남북 경협주(株)에 대한 분석이 활발하다. 지금 당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회성 테마주로 보는가 하면, 경협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가치·성장주라는 분석도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미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남북경협주의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비철금속(42.83%)과 건설업(26.15%), 종이목재(18.72%) 등이다. 최근 남북 경협 기대감으로 대표 경협주로 꼽히는 건설과 사회간접자본(SOC) 종목들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하지만 개별 종목을 보면 북미회담이나 한국 취재단 방북소식 등의 관련 뉴스에 하루에 10% 이상 출렁이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강현철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일회성 이슈 아냐”…건설·인프라 수혜 전망

남북경협주를 가치·성장주로 보는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는 것을 근거로 든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테마주는 일회성 이슈라는 뜻인데, 남북 관계가 일회성 이슈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안이 담긴 USB를 건네준 것 등으로 보아 정부에서 오랫동안 이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잘 마무리 되면 지역별로 구체적인 경제협력 모델이 공개되면서 투자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시는 남북경협주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기 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허 대표는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등락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이 남북경협주를 테마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남북경협과 관련해 구체화된 안이 나오기 시작하면 지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혜 업종으로는 건설과 인프라 등이 꼽혔다. 원 대표는 “독일의 경우 통일 후 8년 정도 꾸준히 건설사 수주가 증가했다”며 “남북경협과 관련해서 건설 인프라쪽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농업과 의식주 등 내수 산업이 경협 수혜주로 거론됐다.

“너무 섣불러…연내 수혜 없다”

반면 남북경협주를 일회성 테마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강현철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남북정상회담 결과 경협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남북경협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이) 실질적인 득을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건설업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강 센터장은 “국내 부동산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본다”며 “남북경협주로 수혜를 받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는데 주가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라고 밝혔다.

테마주와 가치·성장주 두 가지의 성격이 모두 혼재돼 있다고 분석한 전문가도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 자산운용 대표는 “남북경협으로 수혜를 받는 종목은 분명히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너무 앞서가는 느낌”이라며 “지금 당장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후 로드맵이 나온 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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