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방산 수주 증가…한화에어로, 공모채로 차입구조 장기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00억 공모채 조달
만기 짧은 CP 적극 활용…잔여대금 수취로 현금흐름 개선
K-방산 기관 투심은 ‘우호적’
  • 등록 2025-01-02 오후 8:30:14

    수정 2025-01-02 오후 8:30:14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공모채 조달을 통해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선다. 지난 1년 새 방산 수주가 늘어나면서 단기차입금 규모가 급증하면서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수출 확대 기대감으로 K-방산에 대한 기관의 투자심리도 긍정적이다.

미국 워싱턴에 전시된 K9A2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는 2년물 500억원,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2000억원 규모로 공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증액 발행 한도 규모와 희망 금리밴드 수준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며, 인수단은 한화투자증권 외에도 선정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수요예측일은 오는 8일로, 16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이번에 발행하는 자금은 채무 상환용 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4월부터 공모채 1150억원 등 만기 도래를 차례로 앞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단기차입금이 급증했다. 방산 수주가 늘어난데다 자회사인 한화오션 인수 대금(1조500억원)에 자금을 투입하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2조479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1조3735억원)과 비교했을 때 80.52% 늘어났다.

특히 만기구조가 비교적 짧은 기업어음(CP)을 적극 활용했다. 본드웹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CP 발행액은 총 1조41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600억원 △2022년 2500억원 △2023년 1200억원 등과 비교했을 때 급격히 증가했다.

다만 이날 기준 CP 잔액 규모는 100억원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된 상태다. 연말 정산을 통해 운영자금으로 조달했던 차입금을 모두 갚은 것으로 관측된다. 4분기에 납품 일정이 집중돼 있어 잔여대금 수취를 통해 운전자본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 무기 수주의 경우 향후 무기체계 지급을 약속하고 미리 돈을 받기 때문에 선급금이 회계상 부채로 인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폴란드향 천무 다연장로켓 2차 실행계약, 루마니아향 K-9 자주포 계약 등 대규모 계약이 성사되며, 방산 부문에서만 30조원의 수주잔고가 유지되고 있다.

수출 확대 기대감에 K-방산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월, 6월 총 두차례에 걸쳐 공모채를 조달했다. 당시 각각 총 2000억원 발행에 1조4200억원, 2조2750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며, 증액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공모채 조달에서도 무난히 목표 자금을 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주력인 방산사업이 양질의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빠르게 제고되고 있다”며 “확장적 투자 기조 완화를 통해 향후 재무부담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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