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국민의힘 지도부와 90분 만찬…尹·韓 독대는 불발

尹대통령-韓대표, 두 달 만에 식사
대통령실 "상견례적 의미"…국감·원전생태계 등 논의
尹 "우리 한 대표가 좋아해서 소고기·돼지고기 준비"
  • 등록 2024-09-24 오후 8:57:38

    수정 2024-09-24 오후 9:38:4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자리에 모였다. 다만 한 대표가 요청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는 불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며 산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식사를 함께하는 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 두 달 만이다. 이번 만찬엔 국민의힘에선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단 등 지도부 14명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등 수석급 이상 참모가 모두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반갑다. 잘 지냈느냐”며 국민의힘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했다. 이어 “지난주까지만 해도 너무 더웠고 다음 주되면 더 추워진다”며 “나도 여기서 저녁을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먹게 됐다”고 말했다. 90분 동안 진행된 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지난주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만찬 메뉴론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올랐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했다. 건배 음료론 오미자주스가 준비됐는데 이 역시 술을 하지 않는 한 대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만찬이 끝난 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만찬 참석자들은 분수정원을 산책했다.

모처럼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이게 됐지만 당정 간 긴장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요청한 윤 대통령 독대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문제나 의료 개혁 등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위해선 만찬 전에 윤 대통령과 따로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 대표 측 입장이었다. 반면 대통령실에선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만찬에 대해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라면서도 “신임 최고위원·정책위의장·사무총장 및 당대표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상견례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독대하기 적절하지 않은 시점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만찬에 앞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두고서도 친윤계와 친한계는 감정싸움을 벌였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 측이 대통령실을 압박해 독대를 관철하기 위해 독대 요청을 언론에 노출한 것 아니냐며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반면 한 대표도 “여당 대표가 대통령 독대 요청을 한 게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인가. 그렇지 않지 않나”며 “(독대 요청 보도가) 흠집 내기나 모욕주기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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