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바이든이 전두환에게 보낸 편지…"민주화 이행하라"

  • 등록 2021-01-19 오후 3:36:34

    수정 2021-01-19 오후 3:36:3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986년 2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민주화 이행을 촉구한 편지가 공개됐다.

19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의 사료에 따르면 바이든 당시 미국 상원의원은 1986년 2월 20일께 존 케리 등 동료 상원의원 7명과 함께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사진=AFPBNews)
이 편지에서 바이든 등은 “1988년 대통령 선거 직선제 개헌 서명운동을 탄압하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김대중과 김영삼 등 한국 민주화 지도자를 탄압하는 것을 볼 때 민주화 이행에 대한 전두환 정권의 약속은 신뢰하기 힘들다. 현재 정책을 바꾸고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등이 지적한 내용은 당시 신민당과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가 직선제 개헌을 위한 1000만명 서명 운동을 시작한 가운데 전두환 정권은 신민당사와 민추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 운동을 탄압한 것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 편지에서 “한국에는 실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정권의 탄압으로 구금되는 많은 정치범이 있다는 데 우려를 표한다”며 “전 대통령에게 모든 정치범을 풀어달라고 요청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썼다.

바이든은 실제로 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도 주목받는다. 바이든은 김 전 대통령이 1980년대 초 미국에 망명했을 때부터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이때를 계기로 두 사람이 인연을 쌓으면서 후일 김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바이든이 방한해 넥타이 선물을 받은 일화가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도서관 관계자는 “바이든을 비롯한 미국 주요 정치인들이 한국 민주화 문제에 관심을 두고 이해하게 된 것은 김 전 대통령이 망명 시기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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