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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분위기 속 계열사별 긴밀한 대응 강조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기보다는 계열사별로 관련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보고 받으면서 긴밀한 대응을 당부하고 있다.
LG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 중에 현재 직접적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계열사가 없다 보니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적절한 대응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며 “구 회장도 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모아 지시하기보다는 계열사별로 영향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LG화학(051910) 조직개편에서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고 LG전자(066570) 소재·생산기술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소재 산업에 지속 관심을 가져왔던 구 회장은 비상경영 등 단기적인 조치보다는 장기적으로 국내 소재 육성 및 발굴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 방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달 11일 경기 평택에 위치한 LG전자(066570) 소재·생산기술원을 찾아 계열사별 소재 확보와 개발 상황 등을 점검한 뒤 홍순국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장(사장) 등에게 장기적인 소재 육성과 경쟁력 확보 등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2019년 7월 11일 본지 단독 보도 참고)
이같은 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LG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미칠 영향에 각각 대비하면서도 장기적으로 국내 소재를 키워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제품에 탑재하는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무선통신에 사용하는 RF(라디오 주파수) 부품 등을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 중이다.
당장 거래처 및 고객 영향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황에서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장기적인 소재 기술 혁신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알루미늄 포일 형태의 파우치(배터리를 감싸는 얇은 막) 등 소재·부품의 상당량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LG화학(051910)도 기존 거래처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올해 신설한 첨단소재사업본부를 통해 자동차소재와 IT소재, 산업소재 등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장기적인 대비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일본산 고순도 불화수소(불산)를 대체하기 위해 국산부터 중국과 대만 제품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소재뿐만 아니라 일본산 장비까지도 대체하기 위해 국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착기 도입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에서 이미지센서 등을 공급받는 LG이노텍(011070) 역시 약 16%에 달하는 일본산 소재·부품 공급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이들 기업은 각 계열사 구매 조직 실무진 간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한편 공동 대응책 마련에도 머리를 맞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