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26위로 등극한 다이이찌산쿄의 비결

“M&A는 더 큰 목표 위해 자존심 버리는 일”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사장
IT,빅데이터,AI등과 융합해야 신약개발 성공률 높여
이창헌 한국M&A거래소 회장
  • 등록 2019-07-03 오후 5:39:07

    수정 2019-07-03 오후 5:39:07

[이데일리 류성 강경훈 기자] “100년이 넘는 두 제약사가 전통만 고집해 각자도생했다면 지금의 성과는 없었을 것이다. 자존심을 버리고 합병을 선택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사장은 다이이찌산쿄의 신약 연구·개발(R&D)을 위한 인수합병(M&A)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격변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3일 열린 제3회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에서 일 본기업들이 M&A를 통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을 집중 소개했다.

김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일본 제약업계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M&A를 전개했는데 합병할 때 가장 시너지가 날 곳을 물색한 뒤 파트너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합병 후에는 연구개발 강화, 영업력 확대, 경영 옵션의 다양성, 인력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이찌산쿄는 1899년 설립한 산쿄와 1915년 설립한 다이이찌제약이 2005년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인수합병 전 산쿄는 세계 최초로 이상지질혈증치료물질 ‘스타틴’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합병 후 다이이찌산쿄는 글로벌 제약사 중 매출 26위로 일본계 제약사 중 세 번째 위치로 성장했다. 일본 내 전문의약품 시장만 본다면 1위다.

지난해 다이이찌산쿄의 매출은 9297억엔으로 환산하면 약 10조원에 이르며 전 세계 임직원 수가 1만 5000명에 이른다. R&D 센터도 4개국에 걸쳐 8곳을 운영 중이다.

그는 “다이이찌산쿄는 심혈관질환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알려져 있다”며 “국내 항응고제 1위인 릭시아나를 비롯해 고혈압약 올메텍, 고지혈증치료제 메발로친 등이 주력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다이이찌산쿄는 항암제 전문 제약사로 변신을 진행 중이다.

다이이찌산쿄의 M&A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한 김 사장은 “다이이찌산쿄는 2008년 독일 U3파마를 1억 5000만 유로(약 2000억원)에, 2011년에는 미국 바이오벤처 플렉시콘을 8억 5000만 달러(약 1조원)에 각각 인수했다”고 했다. 암젠, 카이트파마, 아스트라제네카 등 7~8개 글로벌 제약사와 항암제 공동개발도 추진 중이다. 그는 “특히 ADC(항체약물접합) 항암제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유방암 표적항암제 허셉틴에 약물을 접합시킨 ‘DS-8201’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69억 달러(약 7조 8000억원)의 투자를 받아 공동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 계약은 계약금만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5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이다.

김 사장은 “글로벌 혁신 제약사라는 목표가 말뿐인 목표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혁신적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는 제약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교 대표가 3일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3회 이데일리 글로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사 한국다이이찌산교의 M&A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이날 행사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M&A 및 투자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창헌 한국M&A 거래소 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이제 제약사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면서 “하지만 기술개발을 위해 두 업체가 손을 잡는 단순한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려면 단순한 협력보다는 고도의 투자수행 또는 인수합병(M&A)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만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국내 기업들이 펼치는 오픈 이노베이션 유형을 크게 △기술이전형(기술도입, 기술판매) △위탁개발형 △지분투자형·시설투자형 △합작투자형(조인벤처, 공동개발)△임상, 마케팅지원형(상업화)△협력 네트워크형 △융합형 등으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은 융합형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융합형 오픈 이노베이션은 앞으로 큰 비중을 갖고 시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전략으로 빠른 확장성이 예상된다”며 “IT, 바이오, 제약, 화학, AI, 빅데이터 등과 융합하는 전략이 신약개발을 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형태”라고 평가했다. 특히 융합형 오픈 이노베이션을 하는 업체가 추가로 M&A전략을 펼 경우 투자가치 및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M&A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의 인수합병은 기술, 특허, 인재, 파이프라인 확장, 판매거점, 영업망 확대에 있어서 필수적인 전략”이라며 “M&A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과 경쟁을 위해 일거에 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브라운 필드투자(Brown field investment)전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해외 M&A를 통한 브라운필드식 투자는 빠른 시장 안착과 현지화로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필드투자는 국내자본이 해외시설·공장을 인수하거나 해외자본이 국내시설· 공장인수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투자기법이다.

이창헌 한국M&A거래소 회장이 3일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3회 이데일리 글로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에서 ‘제약, 바이오산업의 M&A 투자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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