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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우리 청소년들이 공부만 잘하기 보다는 올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들의 역할이죠.”
예로부터 `아이는 온 마을이 키운다`는 말이 있다. 공동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 말을 수년 전부터 실천해온 부모들이 있다. 경기 북부지역인 포천의 엄마들이 모여 교실 밖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은 물론 텅빈 마을까지 살려내고 있어 화제다.
평범한 엄마의 삶에서 이제는 포천교육의 미래이자 교육공동체 운영의 선진 사례로 떠오르고 있는 한사랑교육공동체를 이끄는 오은경(46)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오 대표는 지난 2016년 6명의 학부모들과 함께 학생들이 중학교만 입학하면 서울과 의정부로 유학을 가는 포천교육의 현실을 바꾸고자 한사랑교육공동체를 만들었다. 오 대표는 “서울과 의정부에 비해 학교 밖 교육환경이 너무나 열악한 포천시의 현실을 알고 지역공동체를 토대로 청소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다행히 뜻을 함께한 엄마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지금의 한사랑교육공동체가 있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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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엄마방을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생활 적응을 어려워했던 학생들의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격적인 교실 밖 교육공동체 구성에 힘을 쏟았다”며 “어찌보면 교내에 엄마방을 차려 학생들에게 다가간 것이 지금 한사랑교육공동체의 시작이자 변치 않는 뿌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사랑교육공동체는 마땅한 공간을 찾기 어려워 미분양으로 거의 모든 매장이 공실이었던 지역 내 에코프리미엄아울렛 한켠에 사무실을 낸지 벌써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전체 50여 개 상점 중 업무공간은 한사랑교육공동체 한 곳 뿐이었지만 지금은 이곳에 12개의 교육관련 업체들이 들어섰다. 덩달아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도 늘면서 이제는 공실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은경 대표는 “아이는 온 마을이 키운다는 정신으로 교육공동체 운영에 매진하다 보니 우리와 함께 하려는 교육업체들이 찾아왔고 각종 패션업체들까지도 속속 문을 열었다”며 “부모들의 교육을 향한 열정이 아이들의 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마을의 활성화도 이끌어 낸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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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한사랑교육공동체를 이끌기 시작하면서 운영하던 피아노학원도 문을 닫고 여기에만 올인한 덕에 짧은 시간에 큰 교육적 효과를 거둘수 있었던것 같다”며 “비록 재정적으로는 항상 열악한 상황이지만 포천의 아이들을 위한다는 초심 만큼은 잃지 않으려고 매번 결심한다”고 말했다.
올해 오 대표는 포천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고향의 소중함을 알도록 포천의 땅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체험학습을 포천교육지원청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는 “에코프리미엄아울렛 전체가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는 거리가 되고 포천의 교육환경이 더 이상 떠나고 싶지 않은, 남아서 공부하고 싶은 곳으로 바뀌길 바란다”며 “이런 교육의 터전이 만들어진다면 포천은 교육 때문에라도 와서 살고싶은 도시로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 대표와 한사랑교육공동체를 함께 이끄는 엄마들은 오늘도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꿈을 꾸며 힘차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