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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관섭 수석’이라고 명시된 인물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메시지에는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대책위는 “대통령 비서실과 감사원이 짜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감사를 시도했고 아직도 모의 중이라는 반증”이라며 “대통령은 유병호 청장과 비서실 간의 내통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7월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감사원이 정권의 시녀를 자처한 발언이었는데 마침내 그 실체가 드러났다”며 “감사원의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의원은 “감사원 사무총장과 대통령실 국정기획 수석과 관계는 별로 겹칠 것이 없다”며 “감사원의 행정적 업무는 청와대 공직비서관과 해야 한다. 국정기획 수석은 비서실장 다음 ‘넘버 투’인데 감사원 사무총장과 대화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일침했다.
이어 “‘무식한 소리 말라는’ 말은 웬만한 친밀감이 없으면 쓸 수 없는 표현”이라며 “모든 것을 뒤에서 조정하는 세력이 청와대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민정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의원도 “정부부처는 감사원이 주로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업무협력을 한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며 “헌법상 독립기관이고 행정부를 감사해야 할 감사원 사무총장이 국정기획 수석에게 또 해명자료가 나간다고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음습한 기획사정’, ‘음습한 권력기관 간 야합’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장면”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목한 정치감사의 배후가 대통령실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감사원은 독립적 헌법기관의 일이라 언급조차 적절치 않다’던 말이 모두 새빨간 거짓이었다”며 “끊임없이 전 정부의 정책과 인사를 물고 뜯더니 끝내 문 전 대통령까지 직접 겨냥하며 사냥개 역을 자처하던 감사원의 목줄을 쥔 이가 누구인지 드러난 것”이라고 힐난했다.
박용진 의원도 “오늘 문자메시지로 이 정권이 ‘정치감사’하고 ‘전 정권 모욕주기’ 하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무리한 앞잡이 감사를 아득히 넘어 내통감사를 하는 감사원은 더 이상 감사원법이 규정한 “독립의 지위”를 가진 감사원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사원은 이제 대통령실 종로 출장소로 전락했다. 정치적 중립이 확보되지 않은 감사원은 그 역할을 다할 수 없다”며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