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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제 전환은 14일 정 신임 회장의 취임사에 고스란히 담겼다.
정 신임 회장은 이날 임직원 대상의 영상 취임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평화로운 삶과 건강한 환경을 위해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로 모든 고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문 브랜드 ‘아이오닉’을 출범했으며,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전용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7월까지 전 세계에서 전기차를 6만여대를 팔며 글로벌 4위를 차지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내놓아 글로벌 2위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그룹이 선도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핵심 사업분야로 ‘상상 속 미래’였던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UAM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사업에 9조7000억원, 인공지능(AI)과 UAM 등 신사업에 7조8000억원, 자율주행 사업에 2조5000억원 등 미래 사업에 2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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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물에서 자동차까지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수직계열화’ 기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순혈주의’를 타파한 인재영입도 꾸준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정 신임 회장은 세계 최고 완전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합작 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하는 한편,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도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 을 비롯한 유망 스타트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뉴 현대차’로 적극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정 신임 회장은 “사업의 결실을 주주와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우리의 다양한 이웃과 함께 나눈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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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새 수장이 되면서 극복해야 할 도전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노사 협력도 이뤄내야 한다. 4차 산업으로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사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대차 노조도 젊은 신임 회장의 취임으로 노사관계의 발전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신임회장, 생산총괄 대표이사, 지부장의 ‘3자 회동’을 통해 노사관계를 발전시켜나가자고 제안했다.
코나EV 화재 사건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경영’ 철학을 이어갈 잣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코나는 현대차가 처음 시장에 내놓은 글로벌 소형 SUV로 정 회장이 청바지에 흰티차림의 캐쥬얼한 모습으로 직접 신차 발표회에 나서 챙겼을 정도로 애착을 둔 모델이다.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코나EV에 대한 7만7000여대 대규모 자발적 리콜(결함시정) 결정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화재 원인을 놓고 협력사 LG화학(051910)과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을 선보이겠다는 정 회장의 계획을 실행하려면 전기차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킬 필요성이 크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사회적 갈등으로 부각된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도 뜨거운 감자다.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최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한다”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아직 현대차의 구체적인 중고차 사업 방식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기업의 진출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중고차업계를 설득할 상생방안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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