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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기존 연정 정당인 반체제정당 ‘오성운동’(M5S)과 중도좌파 성향 ‘민주당’(PD), 중도 정당 ‘생동하는 이탈리아’(IV) 등 3당은 시한인 2일 저녁까지 재결합을 위한 협상에 나섰으나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코로나19 대응 등 주요 정책 및 내각 장관직 배분 등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총리직에서 사퇴한 뒤 협상을 지켜보던 주세페 콘테의 행정수반 역할도 2년 반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콘테는 내심 핵심 지지그룹인 오성운동·민주당을 발판삼아 총리직 복귀를 바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타렐라 대통령의 다음 선택은 드라기 카드가 될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전망이다.
그간 드라기는 이탈리아 정국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소방수 하마평에 매번 이름을 올려 왔던 인물이다. 그가 주목받은 건 8년간 유럽연합(EU) 통화정책을 책임졌던 화려한 경력 때문이다. 일각에선 ‘생동하는 이탈리아’가 지난달 13일 연정 붕괴의 신호탄을 쐈던 배경에 ‘드라기 카드’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다만, 반체제정당으로 엘리트 경제관료에 대해 거부감을 피력해온 ‘오성운동’의 반대 가능성, 여기에 우파정당 ‘이탈리아의 형제’가 “국민이 투표를 통해 운명의 주인을 선택해야 한다”며 조기 총선을 대안으로 밀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드라기 카드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만약 최종 선택지인 조기 총선이 현실화할 경우 현 여론구도를 고려할 때 극우정당 ‘동맹’이 주도하는 우파연합의 승리가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