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기의 트럼프…프랑스·독일에 ‘최대 25%’ 관세폭탄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2일부터 프랑스·독일산(産)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때린다는 내용을 담은 공지를 발표했다. 공지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에서 들여오는 항공 부품에 15%, 와인·브랜디 등에는 25%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이번 관세 부과 조처는 12일 0시 01분부터 적용된다.
비록 초유의 ‘의회난입 사태’에 따른 ‘책임론’에 휩싸이며 탄핵 압박을 받고 있지만,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할 건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른바 ‘동맹복원’ 전략에 찬물을 부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관세폭탄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2004년부터 16년간 세계무역기구(WTO)를 오가며 벌이고 있는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를 둘러싼 보조금 분쟁의 연장선이다.
‘對中 최강 매파’ 라이트하이저 “관세폭탄 유지해야”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진두지휘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현 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에 대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꿨다. 중국 정부를 자극할까 봐 두려워했던 기존 행정부들과는 달리 중국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강경한 접근법을 취했고, 그 결과 미국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줬다”고 주장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의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수백만대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았다며 “우리는 자동차 산업과 차 부품 산업을 보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중국의 정책 (방향)은 미국과 경제적 적국 사이에서 지정학적 경쟁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것(대중 관세)이 계속되는 게 나의 희망”이라며 차기 행정부에서도 현재의 대중(對中) 관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유럽 관세폭탄 및 대중 고율 관세 유지 요구 등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게 미 언론들의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을 포함한 전통적인 동맹국과의 관계복원을 꾀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동맹국들과 공조해 강경한 대중 견제를 이어갈 것임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 고율 관세를 즉각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에 바이든 차기 행정부 경제팀도 라이트하이저의 강경한 대중 시각은 공유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들과도 무역 마찰을 빚어 중국의 태도를 중장기적으로 바꾸는 데엔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집권 4년간 미국과 관계가 틀어진 EU가 지난해 말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며 맞서는가 하면, 중국과 유럽 국가들이 보복 관세로 미국에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조치를 반대하거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과 중국은 90년대에 대화를 시작했지만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에 치중한 1990년대의 대중 정책으로 복귀한다면 시간 낭비일 뿐”이라며 “대중 고율 관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