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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한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2주(14일)간 격리한 후 이상이 없으면 입국을 허가한다고 하지만, 단기 출장과 자유여행객이 많은 일본 노선은 사실상 운항중단 조처가 내려진 셈이다.
이로써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노선이 막힌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남았던 국제선인 일본 노선마저 당분간 접게됐다. 특히 규모가 작은 LCC는 당분간 국내선만으로 버텨야 하는 ‘보릿고개’ 상황에 직면했다. LCC업계 관계자는 “생명줄을 가까스로 연장하고 있던 마지막 호흡기까지 떼버리는 수순”이라고 토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날 “한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서 검역을 강화하고 검역소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고, 일본 내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코로나19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다.
지난해 7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가 가져온 ‘노 재팬’ 불매운동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일본 노선은 작년 8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토부 항공통계를 보면 작년 일본 노선 여객 수는 3분기, 4분기에 전년대비 각각 14.6%, 40.0% 급감했다.
일본 노선이 예년보다 위축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중국과 동남아 노선 운항을 중단하면서 유일무이한 단거리 노선으로 운항 중이었다. 그러다 일본마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를 발표하며 국내 항공업계는 어쩔 수 없이 잇따라 일본 노선에 대한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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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부터 5월 31일까지 인천~아오모리, 니가타, 고마츠, 오카야마,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삿포로 노선을 중단한다. 김포~하네다는 29일부터 4월 30일까지, 김포~오사카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인천~하네다는 8일부터 4월 25일까지, 인천~ 오키나와는 29일부터 5월 31일까지 중단한다. 부산발 후쿠오카, 나고야, 나리타 노선은 지난달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일본 노선 11개를 운영 중인데 오는 9일부터 전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인천~나리타(도쿄), 인천~하네다(도쿄), 인천~나고야, 인천~후쿠오카, 인천~오키나와, 인천~미야자키, 인천~오사카, 인천~센다이, 인천~삿포로, 김포~하네다(도쿄), 김포~오사카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본에 취항 중인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것은 1990년 서울∼도쿄 노선에 취항한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티웨이항공(091810)은 6개 일본 노선 전체를 운항 중단한다. 오는 9일부터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인천~오키나와, 인천~나고야, 인천~후쿠오카 노선 등을 운항 중단한다. 지난달 부산, 대구, 제주~오사카 노선과 대구~후쿠오카, 나리타 노선은 운항을 중단했다.
진에어(272450)는 5개 일본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인천∼기타큐슈, 부산∼기타큐슈 노선을 9일부터 중단한다.
LCC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항공사는 일본 노선 중단으로 아예 국제선 자체를 접게 됐다. 에어부산(298690)과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은 한동안 국내선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에어부산은 현재 운항 중인 부산∼후쿠오카, 부산∼오사카, 부산∼나리타, 부산∼나고야 노선 4개 모두 9일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인천∼삿포로 노선 4개 모두 9일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에어서울은 인천~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구마모토, 다카마쓰 노선까지 운항을 중단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은 주로 단기 자유여행객 수요가 많은데 2주간 격리되면서까지 일본으로 여행갈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외교적인 언어로 입국 제한이라고 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실상 입국 금지에 준하는 조치라 당분간 운항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