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中비구이위안, 위안화 채권 이자 첫 미납

약 176억원 이자 제때 지급 못해
지불 유예기간 30일…"현금 조달 노력"
홍콩 증시서 주가 사흘 연속 하락세
  • 등록 2024-03-13 오후 6:31:22

    수정 2024-03-13 오후 6:32:05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빠져 청산 소송에 직면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동부 안후이성 푸양시의 한 건물 꼭대기에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로고가 걸려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비구위안이 2026년에 만기 되는 4.8%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 9600만 위안(약 176억원)을 지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역외 채무에 대한 디폴트에 빠졌으며, 위안화 채권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구이위안의 부채는 1870억달러(약 246조원)에 달해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중 가장 많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9월 100억 위안이 넘는 위안화 채권 상환을 3년 연장한 후 이자를 지급해 왔다. 이후 12월에는 8억위안 상당의 채권을 상환하기도 했다.

비구이위안은 성명을 통해 “매출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금 배분이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며 “유예기간 동안 판매와 자산 처분, 지출 삭감 등을 통해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비구이위안에 따르면 위안화 채권 지급에 30거래일간 지불유예 기간이 있다.

홍콩 증시에서 비구이위안 주가는 4.9% 하락하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비구이위안의 달러채권 가격은 지난해 6월만 해도 달러당 80센트에 근접했지만, 현재는 8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비구이위안의 위기는 지난달 채권자인 에버크레디트 측이 홍콩 고등법원에 이 회사에 대한 청산을 요청해 오는 5월 관련 심리를 받게 되면서 더욱 커졌다. 이에 비구이위안은 부채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하라는 압력이 가중됐다. 앞으로 중국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고, 실제 청산이 이뤄지면 부동산 위기 심화는 물론 중국 경제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비구이위안의 경영상황도 악화한 상황이다. 비구이위안의 2월 계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 75% 감소보다 더 큰 하락세다. 중국의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완공 능력에 대한 우려로 부도난 개발업체를 피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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