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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간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자체 행사를 열고 올해 말부터 1.8나노(㎚·10억분의 1m) 18A(옹스트롬) 기반으로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파운드리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는 당초 계획(연내 2나노 양산)에서 앞당긴 것이다. 1위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내년 2나노 공정을 예정한다는 점에서, 인텔의 발표대로라면 단박에 업계 최고 기술력을 갖는 셈이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겔싱어 CEO는 “동아시아에 쏠려 있는 반도체 공급망을 북미 등으로 재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대만, 중국 등 동북아 3개국 기업들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86.4%에 달한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인텔 행사에서 “미국이 주요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인텔에 지급하는 정부 보조금은 100억달러(약 13조3000억원) 이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이 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면서 대신 생산을 맡아줄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는데, 미국이 국가대항전을 노골화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텔의 1나노대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관측 역시 있다. 또 다른 한 인사는 “3~4나노 초미세 공정 경험이 없는 인텔이 1나노대에서 빠르게 안정적인 수율을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삼성전자를 빠르게 따라잡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