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대법원장 인선에 대해 숙고를 거듭하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 후반쯤 새 후보자 지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이미 한차례 부결돼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사법부 수장 공백이 한 달을 넘기면서 국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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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인선 관련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인데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임박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한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이번 주 초중반까지 발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 퇴임하고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지난 6일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는 36일째로 접어들었다.
그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중동 순방 이후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신임 대법원장 후보군에 대한 압축 작업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최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른 시일 내 국회 동의를 얻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법원장 인선이 늦어지면 앞으로 퇴임하는 대법관 후임 인선도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이 현상 유지만 한다는 입장으로, 후임 대법관들의 인선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장 안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은 내년 1월 1일 자로 임기가 만료된다.
대통령실에서는 변협이 공개 추천한 대법원장 후보군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요 대법원장 후보로는 오석준 대법관과 조희대·김소영 전 대법관, 이광만·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꼽힌다. 김 전 대법관을 제외한 4명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추천한 이들이다.
오 대법관은 윤석열 정부의 첫 대법관으로서, 지난해 8월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차례 검증을 통과했다는 장점이 있다. 조 전 대법관은 지난 2020년 3월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여성 후보라는 점이 강점이 있는 김소영 전 대법관은 법관 최초로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을 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