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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지난 1분기 합계 4조3775억 원의 사상 최대 규모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4사의 표정 역시 밝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로 정유사 입장에서는 쏠쏠한 수입원 역할을 했던 항공유 수요 회복은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출입국을 통제하고 나서자 정유사들은 다른 곳에 쓸 수 없는 항공유분의 수요가 급감해 재고가 쌓이는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반등세를 보이며 정제마진 회복에 대한 희망도 생겨나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로 사상 첫 10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국내의 경우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하면서 석유 제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람들의 외부활동이 활발해지면 자연스레 에너지 소비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3~4월과 5월 초까지는 수요가 최악이었다. 하지만 5월 초부터 사람들의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주유소의 기존 기름 재고가 빠지기 시작하고 주유소들이 이제 정유사에 발주를 다시 넣는 분위기”라며 “당장 손익을 계산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게 선순환 구조가 돼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3월말부터 시작해 4월의 수요가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2분기 역시 적자가 예상되긴 하지만 확실히 최악은 조금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